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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반말을 듣는다는 건, 음… 이를테면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오르는 느낌? 이 경우 대부분 재앙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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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1.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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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습니다. 아아, 님은 호올로 갔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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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1.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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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은 그냥 멀리에 있는 줄만 알았어요.근데 벌써 여기까지 와 버렸잖아요.- 이병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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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6.05.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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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스페인의 예수교 신부였던 한 작가가 굳이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하는 것은 시간뿐이다”고 단언하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오늘은 일요일, 우요일, 주(Load)요일, 그리고 또 주(酒)요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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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6.05.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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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가 열렸다 해서 몸의 속이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지퍼는 열리기 위해 존재하지만 닫혀있을 때 더 지퍼답다. 지퍼가 자주 열리는 사람은 몸이 성치 않거나 외로운 사람이다. 입은 몸의 지퍼다.-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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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6.06.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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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자 바람이 매워졌다. 이제 곧 붉고 노란 빛들이 일제히, 멀고 가까운 산으로부터 내려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당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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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7.10.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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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 갔다. "뽑지 말고 쓸 수 있을 때까지 사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한, 너와 나는 같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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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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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소란스러워 창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늦은 철쭉이 한데 모여 하얀 향기를 피워 내고 있었다. 향기에서 종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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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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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용모로 볼 때 결코 불쾌하다고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정신은 외면에 나타나는 법이다.- 허만 멜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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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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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친구들이 모였는데 앉아마자 건강 이야기다. 한 녀석이 유난히 C커브를 강조한다. 앉을 때도 허리라인이 C커브를 그려야하고, 허리를 받치는 의자도 C커브라야 한단다. 베개도 낮은 걸로 목을 받쳐 목뼈가 자연스럽게 C커브가 되어야 목 디스크에 안 걸린데나? 그런데 나는 왜 C커브가 자꾸 ‘C컵’으로 들리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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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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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공활하고, 또한 높고 구름이 없다. 아, 비로소 가을이 왔……는 줄 알았잖아! 지구 회전속도가 너무 빨라 계절 감각을 잃었다. 이럴 때 선글라스 끼고 다니면 '모란봉 3호' 소리 들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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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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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예수님 두 분 모두 우리에게 일용할 휴일을 주신 분들이다. 어찌 찬미하지 않으리오. 앞으로 두 세 분만 더 오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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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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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돌려 나오는데, 어찌어찌해서 고맙다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무시 고맙다고 그라요?""아, 말만 시케줘도 엄만디, 말벗해줘서 고맙다고라."- 이대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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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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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속에 알콜이 1.5리터나 출렁거리는 상태에서 나누는 대화는 그 절반이 활자화되기 민망한 것이며, 나머지 절반은 빨리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는 사실을 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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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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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는 아이를, 가급적이면 많은 아이를 갖고 싶었다. 잉마르도 원칙적으로는 아내의 생각을 좋게 생각했는데, 무엇보다도 그 제조과정이 무척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요나스 요나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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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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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괜찮아요. 진심이에요. 당신은 내 친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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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7.11.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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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서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고 있는 돌멩이. 오늘 같은 사나운 폭염에는 무정물도 가히 나쁜 감정을 품을 수 있다. 샤워나 같이할까 여쭤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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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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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지절 가을. 하늘은 높아지고 트럼프와 김정은의 말은 날로 살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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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7.09.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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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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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7.09.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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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을 때 너의 가슴이 온통 담요로 덮혀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법이란다.- 헬렌 필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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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7.09.13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