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직접 서비스 관리 불가능

삼성 계열 금융사들이 종합 플랫폼을 출시한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중징계 이슈로 인해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삼성 금융계열사, 종합 플랫폼 내놓는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개 삼성 금융계열사(카드·생명·화재·증권)는 이르면 3월 카드, 보험, 증권 서비스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다.

앱 이름은 ‘모니모(Monimo, 가칭)’로, 삼성그룹이 지난해 4월부터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가 174억원,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각각 143억원, 74억원씩 출자했다.

모니모는 각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기능을 앱 하나에 모은다는 점에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와 유사하다.

마이데이터는 각 금융기관에 분산된 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금융 자산을 하나의 앱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로, 지난 1월 14일부터 정식으로 시작됐다.

현재 삼성 금융계열사 이용자는 약 3200만명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이용자는 2000만명 수준이다.

이들 모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삼성그룹이 보유하는 데이터는 방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모니모가 삼성페이와 연동될 경우 파급력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신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서비스 제공에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암 보험금 미지급 소송과 관련해 삼성생명에 ‘기관경고’ 중징계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향후 1년간 금융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삼성카드 등 자회사도 같은 제한을 받는다.

현재 삼성생명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참여할 수 없지만, 사업에 필요한 데이터 제공은 가능하다. 즉, 직접적인 서버 및 서비스 관리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플랫폼 내 서비스 관리 등 삼성생명의 참여 비중이 높아진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서비스 내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 금융당국은 구체적으로 서비스가 공개될 때까지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통합 앱이라도 세부 관리는 카드사, 보험사, 증권사별로 나눠서 담당할 텐데, 이 경우 문제 될 수 있다”며 “아직 서비스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실이 없으므로, 서비스 공개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생명 ‘중징계 수용 vs 소송 제기’ 기로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기관경고 제재를 수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종합검사 결과서를 수령한 날부터 90일 내에 금감원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소송을 선택할 경우 제재 수위 확정은 장기간 지연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사업 진출이 가로막힌 삼성생명 자회사들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해온 삼성카드의 경우 이번 제재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KB국민·신한·하나·BC·현대·우리·롯데) 모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기관경고 조치를 수용할지, 소송을 제기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삼성생명)
(사진 제공=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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