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DC·개인형 모두 크게 개선
적립금도 1년 전보다 18조 늘어
“악화한 증시, 올해 개선 영향”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이 무너지면서 동반 하락했던 보험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증시가 회복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 디폴트옵션이 시행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을 하는 보험사 퇴직연금 적립금도 크게 증가했다.

◇ 3분기 수익률 항목별 전부 상승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보험업계 퇴직연금(원리금 보장 기준) 평균 수익률은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IRP형 모두 3%대를 기록했다.

16개 보험사의 평균 DB형 수익률은 3.63%다. 전년 동기(1.65%) 대비 1.98%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DB형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KB손해보험(4.58%)이고, 동양·푸본현대생명(4.48%), 미래에셋·흥국생명(4.46%), 교보생명(4.25%), IBK연금보험(4.17%)이 뒤이어 4%대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3분기 DC형 평균 수익률은 3.34%로, 전년 동기(2.08%) 대비 1.26%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DC형 수익률은 IBK연금보험이 4.13%로 가장 높았고, 푸본현대생명이 4.11%로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DC형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1년 전(1.95%)과 비교해 1.07%포인트 끌어올렸지만, 3.02%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개인IRP형 평균 수익률은 1.50%에서 2.96%로 1.46%포인트 올랐다.

푸본현대생명 수익률이 3.85%로 가장 높았고, 흥국생명이 2.34%로 가장 낮았다.

보험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이토록 상승할 수 있었던 건 국내외 증시의 상승과 국채 및 채권금리 상승 영향이 컸다.

퇴직연금 적립금을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안정성이 보장된 금융기관, 정부, 공공기관 등의 국채, 채권, 주식 등이 있다.

예컨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지속 상승하고 있고,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조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도 지난해 3분기 말 2155.49였지만, 올해 3분기에는 2465.07까지 반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672.65에서 841.02까지 상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채금리와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해 부진했던 증시가 올해 일부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식 투자 수익률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 적립금 1년새 23.4% 급증

지난해 디폴트옵션이 시행됐음에도 보험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크게 증가했다.

디폴트옵션은 DC형과 개인IRP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을 때 회사와 근로자가 사전에 정한 방식으로 투자상품을 운용토록 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당초 제도가 시행되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수익률 확보를 위해 소비자들의 이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노후 자금으로 이용되는 만큼 보수적인 자산운용이 많았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실제 보험사 퇴직연금 규모는 올해 3분기 말 95조7508억원으로 1년 전(77조6177억원)보다 23.4%(18조1331억원)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DB형(62조1148억→78조2126억원) 25.9%, DC형(12조1257억→13조7100억원) 13.1%, 개인IRP(3조3772억→3조8282억원) 13.4%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 인구가 점점 증가하면서 연금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들 고객들을 잡기 위해 각 금융사별로 경쟁을 하고 있는데, 보험과 은행의 경우 보수적인 운용을 통해 미래 자산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에 공감한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이 무너지면서 동반 하락했던 보험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증시가 회복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이 무너지면서 동반 하락했던 보험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증시가 회복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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