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영업조직 규모 키워 삼성 뒤 ‘바짝’
삼성생명, 비전속 강화 추진…1등 사수 안간힘
설계사 리크루팅 경쟁 과열…대형사 본보기 돼야

생명보험사 1위 삼성생명과 그 자리를 넘보는 한화생명의 싸움이 치열하다.

삼성생명의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최근 대형 GA 한국보험금융 산하 영업조직인 CS라이프 소속 설계사 500여명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전속 채널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비전속 채널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생명보험 시장에서 생보 상품만 파는 전속 채널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가운데, 비전속 강화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5월 GA 라이나금융서비스 일부 조직과 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8개 지사를 영입했다. 이어 11월 삼성생명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이는 최근 몇 년 새 공격적으로 영업조직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업계 2위 한화생명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과 삼성생명금융서비스 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만3000여명, 1900여명이다. 여기에 외부 전속 조직 4300여명을 더하면 총 2만9200여명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4월 물적분할 방식을 통해 자회사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당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계사는 1만9000여명이었다.

이후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2년간 공격적인 설계사 리크루팅(채용)에 나섰으며, 작년 말 대형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해 4000여명의 설계사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 계열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 설계사는 총 2만4000여명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설계사와 5000여명의 격차가 난다.

한화생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2025년까지 설계사 2만6000여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GA 지분 투자를 통한 영업력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대형 GA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에 12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염두에 두고 실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는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1700여명과 지점 170개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신계약금액은 생명보험 190억원, 손해보험 367억원을 달성했다.

문제는 대형 생보사 영업조직 규모가 확대될수록 중소형사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또한 대형사에 발맞춰 중소형사는 설계사를 유치하기 위해 더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실제 일부 GA 소속 설계사들은 타사로 이직 시 과도하게 몸값을 높여 부르는 등 딜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 GA 관계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출범한 이후 GA시장 내 설계사 영입 비용이 대체로 높아졌다”며 “삼성생명도 1위 사수에 나서면서 향후 더욱 치열한 리크루팅 경쟁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과도한 설계사 리크루팅은 보험업계 내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설계사 이탈은 보험사 및 GA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고아계약을 양산하는 등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일부 설계사의 경우 인센티브 성격의 시책을 미리 당겨 받고, 약속된 기간 전에 그만두는 ‘먹튀’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이들 설계사는 대부분 조직 단위로 옮겨 다녀 그 액수가 상당한 실정이다.

시장 내 적절한 경쟁은 보험산업을 발전시키는 좋은 촉진제가 된다. 다만 대형사는 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체인 만큼,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고려해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업계 본보기가 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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