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월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개시
보험사 수수료 부담 늘고 설계사 소득 줄고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상품 취급 범위와 수수료율 등이 내달 결정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이후 빅테크는 이르면 2분기 중 보험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편집자 주>

보험업계와 보험대리점업계는 빅테크의 자동차보험 취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자동차보험 중개가 허용되면 보험사의 수수료 지급 부담이 높아지고, 보험설계사들은 소득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 빅테크 중개 상품, 1개→4개 확대 가능성

지난해부터 추진돼온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최근 재개됐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빅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후 제도화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보험사와 보험대리점업계 반발로 일정이 연기됐다.

금융위는 최근 보험·핀테크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양 업계의 중재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2월 중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수료율과 취급 보험상품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융당국은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소액단기보험만 우선 허용키로 했다. 보장내용이 간단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은 플랫폼이 취급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네 가지로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상품을 비교한다는 플랫폼의 서비스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온라인 중개에 무리가 없는 상품이라는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월 26일 보험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단기보험 외에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저축성보험을 중개 대상에 포함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보험은 모두 손해보험사의 점유율이 높은 상품이다. 이에 손보사 수수료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보험 중개의 대가로 보험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3% 정도로 논의 중이며, 상품별로 수수료를 달리 책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 설계사에게는 보험료의 10%,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게는 보험료의 12~14% 가량이 수수료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보험사와 GA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빅테크 영향력이 확대되면 수수료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설계사 고용 불안정 심화…소득 감소 불가피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이 포함되면 설계사 역시 소득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가입 보험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설계사의 기본 소득과 직결되는 것은 물론 운전자보험 등 특약 추가부터 장기보험 상품으로의 연계 판매까지 용이한 상품이다.

뿐만 아니라 신인 설계사의 보험시장 진입을 막을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빅테크가 자동차보험 시장을 잠식할 경우 100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설계사는 기존 고객 1인당 계약 1건만 체결해도 일정 수입이 유지되지만, 신인 설계사는 시장 진입조차 힘들 수 있다.

설계사 소득 감소 현상은 특히 GA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은 전체 설계사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GA 설계사들의 판매 규모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GA의 경우 자동차보험 판매 수수료만으로 월 200~300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동차보험 판매 시 GA 설계사는 시책을 제외한 판매 수수료만 지급받는다. 수수료는 보험상품 판매 자체에 대한 보상이라면, 시책은 그 외적인 부분에서 지급이 약속되는 수당이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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