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생보사, 자회사 GA 출범…대형사 이어 중소형사도 동참

올해 생명보험업계는 금리 인상 직격탄을 맞아 자산 건전성이 위태로워졌다. 고물가 시대에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이 타개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편집자 주>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생보사 제판분리 바람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동양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자회사형 GA를 출범했으며, 기존에 자회사 GA를 보유한 생보사들은 규모 확장에 한창이다.

◇ 생보사 제판분리 단행 ‘러시’

생보업계에서 제판(제조와 판매)분리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제판분리는 가입 니즈가 하락하고 있는 생명보험 외에 손해보험 상품까지 취급해 설계사 정착률을 제고하고, 수수료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보사 주력상품은 변액보험과 종신보험인데, 이 상품들은 가입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어 손보사에 비해 판매율이 저조하다.

반면 손보사 주력상품은 자동차보험, 장기인보험 등으로 가입 기간이 비교적 짧고 상품 내용이 단순하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설계사들 역시 GA를 선호하는 추세다.

올해 가장 처음으로 제판분리에 나선 건 동양생명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1월 텔레마케팅(TM) 전문 자회사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마이엔젤금융서비스는 출범 이후 동양생명으로부터 총 300억원의 자본 확충을 단행했다. 출범 당시 대면영업 조직과 TM영업 조직 1000여명이 마이엔젤금융서비스로 이동했지만, 지난 2분기 기준 설계사는 200여명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6월 자회사 GA ‘KB라이프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지주에 편입된 상태로, 내년 1월 KB생명과의 합병을 앞두고 미리 전속 설계사 1700여명을 모두 자회사 GA로 이동시켰다.

라이나생명도 동양생명과 마찬가지로 TM 전문 자회사 ‘라이나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기존에 자회사 GA ‘라이나금융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대면영업 없이 TM영업만 하는 방향으로 우회했다.

당초 라이나원은 이달 중 출범할 계획이었지만, 설계사 고용 안정과 관련된 마찰이 빚어지면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나원 영업조직은 라이나생명 TM 조직과 처브그룹의 계열사 에이스손해보험 TM 조직 등이 통합해 구성될 예정이었으나 설계사들의 반발로 전면 재검토에 돌입했다.

◇ 기존 GA 덩치 키우기 ‘열’

이미 자회사 GA를 보유한 생보사들은 규모를 확장하는 동시에 영업 전략을 수정하고 나섰다.

지난해 출범한 한화생명 자회사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대형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해 영업조직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내년에는 영업조직 규모를 지켜나가면서 중대형 GA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생명 자회사 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6월 라이나금융서비스 8개 영업조직을 흡수하고 7월 중소형 GA인 다올프리에셋을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삼성생명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했다.

신한라이프는 내년 1월을 목표로 핵심 영업 채널인 TM 조직을 신한금융플러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지난 2020년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가 합병되기 전 출범한 자회사 GA다.

한편, 올해 자회사 GA를 설립하려 했지만 좌초된 생보사도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9월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GA 설립 인가를 신청하고, 이르면 내년 1월 ‘HK금융파트너스(가칭)’를 출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콜옵션(조기상환) 행사 연기 사태로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설립을 철회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가,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에 이어 중소형 생보사들도 제판분리를 단행하는 추세”라며 “이런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생보사 제판분리 바람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사진 출처=픽사베이)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생보사 제판분리 바람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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