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하나생명 자회사형 GA 설립 검토 철회

최근 보험사들의 제판(제조와 판매)분리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영업조직 규모에 따라 자회사형 GA 설립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각기 다른 모습이다. 조직 규모가 작을 경우 자회사형 GA 설립에 따른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비대면 부문 강화에 더 집중하기로 하면서 판매자회사 설립을 포기하고 있다.

◇ 하나생명 이어 농협생명도 검토 중단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내부적으로 농협생명은 자회사형 GA 설립을 철회하기로 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했지만, 현재는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농협생명은 지난해 중장기 전략 일환으로 제판분리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회사형 GA 설립을 고려한 바 있다.

농협생명이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한 건, 2020년부터 보험상품은 전속조직을 분사한 자회사에서 판매하고,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계약을 관리하는 제판분리 기조가 업계에 확산하면서였다.

당시 한화생명이 전속조직을 분리한 자회사형 GA 설립을, 미래에셋생명은 기존 자회사형 GA로 전속조직을 전부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제판분리를 추진했다.

이에 미래에셋생명은 3월 전속설계사 조직을 이전시켰고, 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이 같은 업계 기조에도 불구하고, 농협생명이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하다가 중단한 건 전속설계사 조직이 분리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가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라 자회사형 GA에 집중하고 있는 생보사들의 판매자회사를 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 1만8000여명, 미래에셋금융서비스 3500여명, 신한금융플러스 3200여명, 마이엔젤금융서비스 1000여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한 신한라이프(1만여명), 동양생명(2200여명)은 자회사형 GA 외에도 전속설계사 규모를 유지할 수 있지만, 농협생명(900여명)의 현재 설계사 규모로는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판단은 하나생명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나생명도 지난해 제판분리 기조로 자회사형 GA 추진을 검토했지만, 설립 대신 디지털 GA와 협업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농협생명과 마찬가지로 제판분리를 위한 전속설계사 규모(27명)가 적은 만큼, 효율성을 위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영업조직 규모에 따라 제판분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제판분리 이후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데, 설계사 수가 영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과 하나손보와 같이 업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규모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 규모의 경쟁”이라며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규모로 보면 단숨에 업계 1위 GA로 올라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라이나금융서비스, 실패 사례로 꼽혀

업계에서는 적은 수의 설계사를 보유한 자회사형 GA의 실패 사례로는 라이나금융서비스가 꼽는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라이나생명의 자회사형 GA로, 2013년 설립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설계사 수는 142명이며, 9개 지점으로 구성됐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설립 6년만인 2019년부터 대면 영업을 중단했다. 하이브리드 대면영업 조직에서 손익이 나지 않아 운영을 중단하면서 현재는 효율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라이나금융서비스의 대면영업 중단도 적은 인원으로 실적은 나지 않는 반면, 투입되는 자금만 많아 내린 결정일 것”이라며 “자회사형 GA의 경우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로 운영돼야 하는데, 설계사 수가 적으면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는 만큼, 적은 규모로 운영하기 보단 애초에 운영을 안 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농협생명)
(사진 제공=농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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