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내부 인사 후임 대표로 연이어 선정
로열티 기반 사내 전반 리스크 관리 기대

생명보험사들이 '원클럽맨'을 후임 대표이사로 내세우고 있더.

한 기업에서만 몸담아 온 차기 대표들이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각사에 잔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교보생명, 조대규 부사장 후보 결정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조대규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사장(CEO)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오는 22일 진행될 정기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뒤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며, 보험사업 담당을 맡게 된다.

조 부사장은 1989년부터 교보생명에 입사해 회사를 벗어난 적이 없는 원클럽맨이다.

소위 '영업통', '기획통', '재무통' 등 주된 업무 분야 출신으로 언급되고 있는 타 보험업계 CEO들과 달리, 조 부사장은 FP(보험설계사) 본부장, 영업교육팀장, 계성원(연수원)장, 전략기획담당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왔다.

편정범 현 대표이사 사장도 1988년부터 교보생명에서 근무해 온 '교보맨'으로, 교보생명은 편 대표와 같이 내부 사정에 밝으면서 업계 전반 이해도를 고루 갖춘 인재를 후임으로 물색해 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될 경우 현재 업계 위기와 더불어 실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받게 된다.

현재 생보사들은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이 시장 경쟁력을 상실해, 대체 상품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최근 판매에 열을 올리던 단기납 종신보험은 지난 8일부터 생보사들이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10년 납입 유지 시 환급률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상황이다.

변액보험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신계약 보험료가 395억6,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76억6,000만원)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어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교보생명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4,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939억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4,724억원의 순익을 낸 신한라이프에게 턱 밑까지 쫓기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빅3 자리를 지켜오던 교보생명이 후임 인선을 통해 지각변동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향후 실적 제고를 위해 어떤 상품으로 사업 방향을 제시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원클럽맨 CEO에 쏠리는 눈···내부 규합에 이점

앞서 동양생명도 이문구 부사장를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최종 낙점했는데, 이 부사장도 32년간을 회사와 함께해온 원클럽맨이다.

이 부사장도 저우궈단 대표를 이어 영업력 강화, 잠재 매물 가치 제고와 함께 전임 CEO 리스크로 불거진 내부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잦은 이직이 만연한 보험업계에서 돈이나 명성을 좇지 않고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 수 있는 원클럽맨이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조직 단합 및 회사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내부 인사 선임 중시 기조를 형성해, 외부 업무 지식 및 기술 흡수를 통한 조직 역량 강화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클럽맨이 되기 위해서는 로열티를 증명하는 업무 경력에, 그에 준하는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다만 과도하게 편중된 인사관리는 구성원들의 안이함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이 '원클럽맨'을 후임 대표이사로 내세웠다. 왼쪽부터 조대규 교보생명 부사장, 이문구 동양생명 부사장(사진제공 = 각 사)
생명보험사들이 '원클럽맨'을 후임 대표이사로 내세웠다. 왼쪽부터 조대규 교보생명 부사장, 이문구 동양생명 부사장(사진제공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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