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마을 속출 ... ‘공동화’ 및 ‘이주민과 현지인 마찰’ 우려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이 20%를 초과하는 초고령 사회 문턱까지 왔다. 17개 광역시·도 중 8곳은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 사회의 세상은 얼마나 달라질까?

사회보장비 급증 등의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잇따른 노인 폄하 발언 등에서 보듯 세대 갈등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초고령 사회의 세세한 현상 파악에서 이미 접어든 일본 등 해외사례 등을 통해 과연 실(失)이 더 많을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강원특별자치도와 서울특별시가 삼척시(65세 이상 인구 비율 28.8%)에 서울 광화문광장의 8배 정도인 30만㎡(약 9만평, 2,700가구) 규모의 은퇴자를 위한 신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삼척 골드시티’는 내년 말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자체 차원의 미니 신도시급 단지로는 처음이다. 골드시티의 핵심 시설인 대학과 종합병원은 국립대인 강원대 삼척캠퍼스와 2030년 개원 예정의 강원대병원 삼척분원이 있다.

◇ 의성·서귀포·고창·남원·거창·순창·장흥·고흥 은퇴자마을 조성

고령화 및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많은 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자체들이 은퇴자 마을 조성에 뛰어들었다. 
경북 의성군(45.4%)의 리본(Re:born)빌리지 조성사업은 대도시 은퇴자와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인구 유입을 위해 작년부터 추진, 금성면 제오리 일대 5000평 규모에 단독주택 20호를 지어 일정 기간 임대 후 분양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고향올래’(GO響ALL來) 시책사업의 ‘은퇴자 공동체마을 조성’ 부문에 선정돼 서귀포시(21.8%) 남원읍 신흥2리에 은퇴자 공동체마을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55~69세)가 주 대상이다.
전북 고창군(38.3%) 고창읍 석정리의 ‘웰파크시티’(Wellpark City)는 약 40만 평(약 150만㎡) 규모의 힐링 메디컬 리타이먼트 빌리지(은퇴자 마을)이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그동안 도심형 실버타운에 주력하다 시니어의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 지방으로 진출했다고 한다. 
전북 남원시(31.4%)도 전국 최대규모의 은퇴자 마을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정원형 단독주택과 텃밭형 단독주택, 타운하우스와 빌라형 공동주택, 호텔형 시니어타운 등 다양한 형태의 고령친화 주거타운 5000세대를 조성하고, 노인종합병원, 시니어타운, 아울렛, 골프장, 캠핑장 등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경남 거창군(30.9%)은 이번 은퇴자마을조성사업을 통해 277억원을 투자해 거창읍 정장리 일원 2만9995㎡에 타운하우스 32세대와 단독주택 18필지 50세대의 도시형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복합문화센터와 시니어형 체육센터를 건립해 은퇴자 친화형 문화, 건강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남 순창군(36.5%) 전원마을 500호 사업은 정주인구 증대를 위한 핵심사업 중 하나로 광주, 전주, 남원 등 인근 도시지역 인구 유입을 위해 은퇴자나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유치하기로 했다. 
전남 장흥군(37.8%) 안양면 로하스마을은 은퇴자 도시로 2009년부터 추진했다. 1단계로 조성된 로하스마을을 비롯해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단독주택 180세대와 공동주택(타운하우스) 120세대 등 총 300세대가 로하스타운으로 조성한다.
전남 고흥군(44.3%) 거금도에 남해 독일마을과 같은 100세대 규모의 전원주택단지와 노인복지시설 등 은퇴자마을을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 은퇴자마을 조성에 관한 특별법 통과 시 급증 예상

앞으로도 은퇴자 마을을 조성하는 지자체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맹성규 의원 등 15인이 국토교통부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지방공사 등을 은퇴자마을(도시) 사업자로 지정해 은퇴자들의 수요에 맞는 은퇴자마을을 조성,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주거단지를 마련하도록 하는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관련 보고서는 정서적인 유대를 강화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체육, 문화, 의료, 편의시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커뮤니티 조성에 필요한 1만 가구 이상이 신도시급 규모의 은퇴자 마을(도시) 조성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역별 인구감소에 따른 은퇴자마을 등 거점도시 마련과 이를 연계하는 교통망 구축을 골자로 하는 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을 세웠다. 인구감소 및 저성장에 대비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할 혁신도시 10곳과 행복도시(세종시), 새만금(군산) 등 모두 12곳을 거점도시로 육성하고, 이들 지역을 철도, 도로 등의 교통축을 연계해 전국을 2시간대 이동이 가능한 생활권으로 묶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도 은퇴자마을 조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지역활력타운’을 공모해 인제와 충남 예산, 충북 괴산, 전남 담양, 전북 남원, 경남 거창, 경북 청도 등 일곱 지자체를 선정했다.
특히 행안부는 작년부터 일과 휴가를 함께 하는 ‘워케이션(Work+Vacation)’과 농촌유학, 은퇴자 마을 등을 통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생활인구 확대 사업인 ‘고향올래(GO鄕 ALL來)’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이중 도시와 지방의 두 지역 살아보기 프로젝트인 경기 학익마을은 2015년부터 시작해 14동 분양률이 100%이고 입주 대기자가 많아 성공사례로 꼽힌다.

◇ 지역에 따라 은퇴자 정착률 달라

그러나 모든 은퇴자 마을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2022년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중인 은퇴자 공동체마을의 정착률 조사에 따르면 충북의 정착률이 39%로 가장 높았고, 전북 23%인 반면, 제주도(1.0%)와 강원도(1.1%)는 간신히 1%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규로 조성되는 은퇴자 마을의 시니어와 현지 시니어의 빈부격차 등에 따른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남 장흥군 은퇴자 마을 로하스 타운(사진 출처=전남 장흥군청)
전남 장흥군 은퇴자 마을 로하스 타운(사진 출처=전남 장흥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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