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 절반 넘는 142개 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이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 문턱까지 왔다. 17개 광역시·도 중 8곳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의 세상은 얼마나 달라질까? 사회보장비 급증 등의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잇따른 노인 폄하 발언 등에서 보듯 세대 갈등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초고령사회의 세세한 현상 파악에서 이미 접어든 일본 등 해외사례 등을 통해 과연 실(失)이 더 많을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어 고령화사회에 들어서자, 노인들 귀에 거슬리는 보도들이 잇따랐다.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로 지하철 빚이 늘어난다느니, 아침부터 지하철 내 신문 수거하는 노인들로 가뜩이나 북적대는 출근길을 어렵게 한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죽했으면 출근 시간대 노인들의 무임승차를 유료화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후 이용객 40%가 무임승차가 가능한 65세 이상의 노인이었고, 이들 관광객의 증가로 닭갈비 및 막국수 업소의 매출이 30~50% 가량 늘었다고 하니 아주 부정적인 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었다.

2017년엔 65세 이상 인구가 14.2%로 고령사회를 맞았고 노인 무임승차 등 예전과 별 다를 바 없는 단골 문제 거리 기사들이 심심할 때마다 올랐다. 그리고 7~8년 만에 초고령사회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 올 연말 초고령사회 진입 눈앞에 ... 경북 의성군 45.4%, 전남 고흥군 두원면은 57.6%

작년 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9%인 973만명에 달했다. 올 연말이면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70대 이상(631만9,402명)이 20대 인구(619만7,486명)를 넘었다.

지난해 UN인구청(UNPD)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초고령사회인 나라들은 모나코, 일본, 이탈리아, 핀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독일,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라트비아, 프랑스,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체코, 에스토니아, 세르비아, 덴마크, 산마리노,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헝가리 등 22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자치단체들 가운데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곳들이 있다. 전라남도(26.1%), 경상북도(24.7%), 전라북도(24.1%), 강원특별자치도(24%), 부산광역시(22.6%), 충청남도(21.3%), 충청북도 20.8%, 경상남도(20.6%) 등 8곳. (표 참조)

기초단체 시·군·구로 세분하면 작년 말 현재 228곳 중 60%가 넘는 142곳이 초고령 지역이다. 이중 경북 의성군(45.4%), 대구시 군위군(44.9%), 전남 고흥군(44.3%) 등 15곳은 40%를 넘었고, 30%를 넘는 데도 58곳이다. 특히 경북 의성군, 대구 군위군, 전남 고흥군 산하의 30개 면은 50%를 넘었고, 이중 전남 고흥군 두원면은 57.6%로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시에서도 강북구(23.8%), 도봉구(22.9%), 중구(21%), 중랑구(20.6%), 종로구(20.4%), 은평구(20%), 구로구(20%) 등 7곳이 초고령사회에 살고 있다.

◇ 고령자 가구 전체 가구의 25% ... 황혼 이혼 줄고, 재혼 늘어

65세 이상의 고령자 가구는 549만1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5.1%를 차지했다.

가구 유형별로는 1인 가구가 36.3%로 가장 많았고, 부부(35.3%), 부부와 미혼자녀(9.2%), 부 또는 모와의 미혼자녀(5.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는 점진적으로 증가해 2045년 4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2039년 1000만 가구를 넘고, 2050년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49.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른바 65세 이상의 황혼 이혼 건수는 2022년 전년보다 남녀 각각 8.5%, 4.4% 줄었으나, 전체 이혼 건수에서 65세 이상 남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1.0%, 6.4%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남녀의 재혼은 2022년 전년대비 남녀 각각 4.3%,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내년 100세 1만명 시대 도래할 듯 ... 여자가 남자보다 5배 많아

100세 이상의 인구가 곧 1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100세를 넘긴 고령자는 모두 8,537명으로 전년 6,922명 보다 23%인 1615명이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1만명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여자가 7,114명으로 남자(1,423명)보다 5배나 많았다.

광역자치단체별로는 경기도가 185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448명, 전남 592명, 경북 565명, 충남 494명, 인천 491명, 전북 474명, 경남 443명, 부산 432명, 강원 390명, 제주 295명, 대구 265명, 충북 256명, 대전 211명, 광주 207명, 울산 79명, 세종 43명 등의 순이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기초단체 142곳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대비 100세 이상 장수인구 비율은 인천 옹진군 0.28%(18명), 강원도 화천군 0.23%(14명), 전남 담양군 0.22%(3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20위권(0.15% 이상)에는 전북 6곳(고창·무주·순창·김제·남원·진안), 전남 5곳(담양·고흥·보성·영광·함평) 등 호남지역이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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