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보장상품 평균 금리 4.13%···전월 대비 감소
커닝 공시 및 수수료 제공·수취 금지해 리스크 완화

연말 퇴직연금 시장이 작년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커닝 공시를 금지토록 감독규정을 개정하자 금리 과당 경쟁도 제한되면서, 내년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유동성 리스크 관리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 "연말 머니무브 상황 안정된 수준"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을 필두로 개최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간 금융시장 잠재 위험 요인으로 지적돼 온 이슈 중 퇴직연금 관련 대규모 자금 이동(머니무브) 상황을 점검한 결과, 작년 같은 시기 대비 양호한 상태라는 분석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12월 확정된 원리금보장상품의 평균 금리는 4.13%로 전월(4.32%) 대비 소폭 하락하는 등 안정된 수준이며, 자금확보를 위한 고금리 경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12월 만기 집중에 따른 퇴직연금 관련 자금확보 경쟁이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커닝 공시 방지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또 각 금융회사를 비롯해 공공기관·대기업에도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을 요청하거나, 신규 부담금과 적립금의 만기 분산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김 부위원장은 "예상치 못한 자금 유출로 인해 개별 금융회사가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각 금융회사의 유동성 관리 상황을 금감원이 충실히 모니터링 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은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재직 기간 중 기업이 임금의 일정 비율을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형태로 지급하는 기업복지제도다.

기업의 퇴직연금 위탁은 반기가 마무리되는 6월과 12월에 활발해지는데, 보험업계는 지난해 말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과도한 퇴직연금 머니무브로 발생할 자본 유동성 위기를 우려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금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금리 퇴직연금 잇따라 상품을 내놓으며 출혈 경쟁을 벌였고,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역마진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았다.

당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환매 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 한도와 관련한 보험업법 조항 위반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등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금 유치를 위한 금리 경쟁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미 한차례 겪었던 역마진 리스크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 기조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는 현재 시점에서 보험사들이 전처럼 공격적으로 경쟁에 나서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커닝 공시 금지 개정안 시행···출혈 경쟁 방지
 
퇴직연금 비사업자들이 사전에 금융회사들이 공시한 이율을 보고,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를 제공해 가입자를 빼앗는 소위 커닝 공시 논란이 지난해까지 끊이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커닝 공시 방지를 위한 퇴직연금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 지난달 16일부터 시행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퇴직연금 비사업자는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를 한달 전 미리 공시해야 하며, 퇴직연금 사업자는 다음달 3영업일 전에 각 사 홈페이지에 퇴직연금 금리를 공시해야 한다.

또 원리금보장상품에 수수료를 제공하거나 수취하는 경우도 금지했다.

올해 금융당국이 불공정 관행 차단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면서, 연말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유동성 리스크 부담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퇴직연금 자금 이동 리스크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기 분산 등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이러한 대응 방안을 보다 중점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연말 퇴직연금 시장이 작년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출처=freepik/vectorjuice)
연말 퇴직연금 시장이 작년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출처=freepik/vectorju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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