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청구 간소화 통과…실손·자동차 정상화 지원
새 정부 들어 반려동물보험 활성화 기반도 마련

다음 달이면 생명·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양 협회는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업계를 위해 일한 3년간 각 협회장이 이뤄낸 성과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14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손해보험업계 핵심 상품인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정상화를 지원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도 주력하면서 손보업계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주도 ‘성과’

내달 22일 임기 만료를 앞둔 정지원 협회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 제6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정 협회장 최대 업적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국회 통과다.

실손보험은 소비자가 비급여 의료행위를 받으면 지출한 비용 중 가입한 보험의 약관상 일정 비율로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다만, 비급여 항목이라도 청구 비용이 작거나 청구 절차가 복잡하다는 측면에서 소비자가 매년 청구를 포기하는 금액이 누적되고 있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의료계가 비급여 수가 공개된다는 점을 우려, 소비자 보호라는 명목을 앞세워 14년간 법제화 추진을 반대했고, 올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실손보험 가입자 비중이 손해보험사에 쏠려있다는 점에서 손보업계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는 평가다.

극심한 손해율을 기록하던 실손보험이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된다.

실손보험은 일부 가입자와 병‧의원이 악용하면서 손해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일종의 보험사기를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보험사기에 대한 심각성을 범국민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했고, 금융당국도 나서서 백내장과 같은 질환에 대해 경찰과 함께 단속 및 고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같은 상황에 백내장으로 인한 보험금 누수가 감소했고, 손해율이 일부 낮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는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으로 소비자들이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기도 했다.

당국의 방향성에 따른 전환 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를 대대적으로 마케팅하면서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상품 제공을, 보험사에는 손해율 완화책을 선사했다.

◇ 미래 먹거리 활성화 기여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경상환자의 과실만큼 치료비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한의과 진료비를 합리화하기도 했다.

사각지대인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관리체계를 마련했다.

미래산업 먹거리 부문으로는 펫보험 활성화에 이바지했다는 점이 꼽힌다.

그간 펫보험은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블루오션으로 불렸지만, 의료수가 표준화 및 고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펫보험 활성화가 국정과제로 선택됐고, 관련 부처가 이를 추진하기 위해 나섰다.

정부는 가격이 싸고 보장 범위가 넓은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동물 의료 관련 인프라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펫보험은 시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비싼 보험료 대비 보장이 적다는 면에서 차라리 적금을 든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대책 마련에 힘을 써주면서 보험사들도 관련 상품 개발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14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라는 대업을 이뤄냈다.(사진 제공=손해보험협회)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14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라는 대업을 이뤄냈다.(사진 제공=손해보험협회)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