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컨셉 여전…가입 폭, 더 넓어져

이달부터 금융감독원의 규제로 단기납 종신보험과 어린이보험 상품이 개정됐다.

하지만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환급률이 더욱 부각되고, 어린이보험은 동일 요율이 더 높은 연령대까지 확대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 단기납, 10년 최고 130%까지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중소형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기준 환급률이 130%대까지 치솟았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일반적으로 판매됐던 10년납부터 최대 30년납 상품 대비 납기 혹은 원금 100% 도래 시점이 5~8년 가량으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올해부터 도입된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서 핵심인 CSM이 높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경쟁이 과열되자 금감원은 높은 환급률만 강조돼 소비자가 저축성으로 오인해 불완전판매가 우려된다며 환급률 100% 이하 설정, 장기유지보너스 지급 금지 등을 주문하면서 이달부터 7년 시기에 환급률을 100% 이하로 상품을 개정했다.

개정된 상품 중 푸본현대생명이 10년 시기에 가장 높은 환급률을 보였다. 푸본현대생명의 7년납 납입 완료 시 89.6%에 이후 3년 거치 시 환급률은 130.2%다.

ABL생명은 THE드림종신보험에 7년 100%, 10년 시기에 125.8%의 환급률을 적용했으며, 동양생명 7년 93%, 10년 124%, KB라이프생명 7년 99.6%, 10년 122.8%, KDB생명이 7년 99.6%, 10년 122.8%, DGB생명이 7년 97.4%, 10년 121.5%, 메트라이프생명이 7년 99.1%, 10년 121.4%를 적용했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사들은 중소형사 대비 환급률을 비교적 낮게 책정했다.

삼성생명은 7년납 납인 완료 시 99.7%, 3년 거치 121%를 적용, 한화생명은 7년 100%, 10년 120%, 교보생명은 7년 99.6%, 10년 121%로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 신한라이프와 DB생명은 7년납 3년 거치 시 각각 120.4%, 120%로 책정했다.

이처럼 전체 생보사들이 7년납 상품 3년 거치 시 120% 이상 환급률을 보이면서 영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환급률을 강조해 판매하자 금융당국의 권고가 오히려 풍선효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항상 금융당국이 상품 등에 대해 권고할 때마다 절판, 회피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 특약 등이 생겨났다"면서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5, 7년납 상품의 완납 시 표면적인 환급률만 낮아졌을 뿐 10년 시기의 경우 개정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저축성 상품의 느낌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 이름만 바뀐 '어린이보험'

이달부터 보험사들은 어린이보험을 대신해 0세부터 40세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들을 내놓았다.

앞서 어린이보험은 저렴한 보험료로 20~3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어린이보험이라는 명칭하에서 가입 연령이 늘어난 점과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성인질환 담보 탑재로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러자 지난 7월 금감원은 상품구조 변경을 명령하고, 가입 연령을 15세로 제한하며 이를 초과하는 경우 상품명에 어린이 혹은 자녀를 포함시키지 못하게 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이달부터 가입연령을 0세부터 40세까지로 하고, 상품명에서 어린이와 자녀 등을 뺀 상품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일부 손보사는 기존 35세까지만 적용하던 어린이보험 요율을 15~40세로 개정하면서 가입 폭을 확대시켰다. 

일각에서는 상품명에서 어린이만 빠졌을 뿐 되려 더 높은 연령까지 동일한 요율이 적용되면서 풍선효과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령대별로 상품을 세분화하는 것은 좋지만 어린이보험의 경우 금융당국에서 단순히 명칭만을 지적했을 뿐 담보 등 세부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에 오히려 보험료가 더 저렴해졌다는 점을 들어 마케팅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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