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대비해 시험 난도 개선됐지만
5과목 합격률 '0.41%'···여전히 높은 문턱

보험업계가 보험계리사 인원 확충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거 한차례 시험 제도를 손봤음에도, 응시생들은 아직도 높은 시험 난이도에 고전해 낮은 합격률을 보이며 보험계리사 공급이 더딘 상황이다. 

◇ '바늘구멍' 시험 지적에 당국 나서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생명·손해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리사 인원수는 1205명으로 집계됐다.

보험계리사는 미래 이익을 고려해 보험상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계산하는 전문가로, 수학·통계 능력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인간의 행동 패턴에 대한 이해 등의 역량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지금의 보험계리사 인력 충원으로 보험업권의 수요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험계리사 인원 부족의 원인으로는 2차 시험의 높은 난이도가 지적된다.

2차 시험은 국제기준에 맞춰 △계리리스크관리 △보험수리학 △연금수리학 △계리모형론 △재무관리 및 금융학 등 5과목을 모두 섭렵해야 최종 합격할 수 있다.

2014년에는 단 한명의 2차 시험 5과목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했으며, 이후에도 △2015년 2.7%, △2016년 4.3% △2017년 7.0% 등의 저조한 합격률을 보여 왔다.

이에 금감원은 새 회계제도 대비 및 보험상품 및 부채 전문가에 대한 시장 수요 증가를 고려해 2018년 보험계리사 시험 제도를 개선했다.

영어 과목 대체시험 합격 점수를 대폭 내리는 한편 2차 시험 과목별로 60점 이상 득점 시 향후 동일한 점수를 인정하는 기간을 전체 5년에서 과목별 5년까지 확대했다.

이후 합격률이 점차 상승해 지난해 22.4%까지 오르자 보험사들은 올해 새로 유입될 예비 보험계리사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로도 보험계리사의 업무를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새 회계제도가 도입된 지금 보험계리사 인력이 부족해 지속적인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난이도 더 낮춰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보험업권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봤을때 시험 개선이 더 필요해 보인다.

보험계리사 2차 시험 평균 합격률은 2018년 대폭 개선된 이후 지난해까지 평균 50% 내외의 합격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는 5과목이 아닌 단일 과목당 평균 합격률로, 보험계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2차 시험의 5개 시험과목을 모두 합격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차 시험에 통과한 응시자가 2차 시험으로 5과목을 응시해 단 하나의 과목이라도 합격하지 못할 경우, 해당 과목을 내년에 다시 응시해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2차 시험 응시원서 접수자 965명 중 5과목을 모두 합격한 사람은 단 4명으로, 합격률은 고작 0.41%에 불과했다.

이에 보험계리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1년간의 1차 시험 합격 후 다시 2~3년에 걸쳐 해당 과목을 나누어 공부한 해마다 지원해 합격하는 방법을 주로 선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계리사 자격증 취득이 비슷한 수험 기간을 보유한 타 전문직 대비 응시생들에게 경쟁력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집 응시생이 해마다 점차 줄고 있어 이를 확대하는데 집중하면 지금보다 보험계리사 인력 확충도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freepik/jannoon028)
(사진출처=freepik/jannoon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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