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기준 통한 실적 탄력…체질 개선 분주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여러 금융지주사와 생보사가 매물로 나온 손보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성황리에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매각 가능성이 높은 손보사들은 실적 개선과 자본확충을 통해 잠재적 몸값을 높이는 중이다. <편집자 주>

손보사들이 매각을 위한 회사 가치 높이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사법 리스크 등 경영체질 해소 문제 역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몸값 높이는 롯데손보…장기보장성 상품 강화

롯데손해보험은 2019년 JKL파트너스에 1조원에 인수된 후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몸값을 올리고 있다.

매각은 JKL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고심하고 있다는 점과 2024년에 브랜드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만큼 연내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손보는 다른 매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유력한 매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롯데손보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 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655.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은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보험 사업을 축소하고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50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전체 원수보험료 5954억원 중 84.8%를 차지한다.

이를 통해 계약서비스마진(CSM)의 성장세를 이뤘다. 롯데손보의 1분기 말 CSM은 올해 초 대비 944억원 증가한 1조894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비중이 높은 퇴직연금 판매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손보는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퇴직연금 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3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바 있다.

퇴직연금은 금리에 민감해 판매 비중이 클수록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산정 시 불리하게 작용한다. 롯데손보는 1분기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 비율이 137.7%로 나타나 건전성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 부실금융지정 MG손보…법정 다툼 이어가

최근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 선고가 연기됐다. 소송은 MG손보의 대주주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와 벌이고 있는 법정 다툼으로 내달 10일로 1심이 미뤄진 상황이다.

MG손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반복적인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MG손보의 지난해 지급여력(RBC) 비율은 43.4%로 손해보험사 중 가장 낮았으며 경영개선 권고 기준인 100%를 밑돌았다.

JC파트너스는 금융당국에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정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매각도 답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다만 MG손보의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 손해보험 시장 진출을 노리는 생보사와 금융지주사들이 인수를 활발하게 검토 중이다.

특히 손해보험 진출을 공식화한 교보생명이 MG손보 인수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에 몰두 중인데 최근 이사회에서 손보업 진출에 대한 안건을 논의한 바 있다.

JC파트너스는 올해부터 MG손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부채로 분류됐던 CSM이 미래 예상 이익으로 변경되면서다. JC파트너스에 따르면 IFRS17 적용 시 MG손보 순자산은 1825억원, CSM은 8354억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의 경우 매각할 수 있는 법적권한은 부실금융지정이 되면서 이뤄진 것, 소송은 부실금융지정 자체가 옳은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라며 “지주사로 나아가기 위해 손보사 라이선스를 보유한 보험사를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곳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손보사들이 매각을 위한 회사 가치 높이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사법 리스크 등 경영체질 해소 문제 역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제공=각 사)
손보사들이 매각을 위한 회사 가치 높이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사법 리스크 등 경영체질 해소 문제 역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제공=각 사)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