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김경희 기업안전연구소 수석

자연재해 손실 GRM 활용으로 최소화 ... 연평균 1.8% 수준에 불과

지난해 포항제철소는 태풍 힌남로로 침수돼 납품기업들과 함께 모두 2조 원대의 피해를 입어 포철의 보험을 인수한 원보험사나 재보험사들도 보상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봤다.

올해도 여지없이 이상기후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재난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국내 최초로 자연재해 평가맵 GRM(Global Risk Map)을 개발, 손실 예방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GRM 실무를 담당하는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의 김경희 수석(박사)을 전화 인터뷰했다.

- GRM 개발 배경은?

2011년 태국 대홍수 이후 자연재해로 인한 심각한 손실을 막고자 국내외 전체 보험 물건의 자연재해 위험평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기존 소수의 인원이 대형물건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영업과 u/w(언더라이팅, 인수심사)가 보험인수 시 스스로 전체보험 물건을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2013년 GRM이 개발 완료됐다.

- 그동안 국내 및 해외 GRM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u/w의 보유인수 가이드라인에서 자연재해 위험도가 높은 4~5등급 물건은 보유/인수를 금지하는 등 국내외 계약 전건의 자연재해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는 하천변 또는 산사태 위험이 있거나 물이 많이 몰리는 일부 지역들을 제외하곤 대체로 3등급이라고 보면 된다.

태국 및 미국 플로리다와 텍사스 홍수 지역은 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고,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지역에는 4등급이 많다. 지난해 침수로 큰 피해를 본 포스코의 경우 5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1차 위험도를 평가하고 2차로 피해의 예상 손실을 평가하고 있다.

- GRM 활용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한 사례가 있다면.

2017년 허리케인 ‘어마’, 2023년 터키 지진, 유럽 홍수 등 최근 5년간 큰 손해를 입은 해외 글로벌 보험사와 달리 삼성화재는 손실 규모가 경미했다. 국내에서도 삼성화재 전체 손해액 중 일반물건의 자연재해 손해는 연평균 약 1.8% 수준에 불과했다.

- 자연재해 누적위험관리란?

화재는 개별물건의 피해 발생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자연재해는 지역적으로 넓게 다수의 물건이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보험물건을 지역별(CATZONE 이라고 함)로 묶어서 피해를 예측해야 한다. 즉 개별물건이 아닌 다중 물건의 예상피해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 국내 아파트 단지도 위험도 측정이 가능한지?

평가를 시군구가 아닌 위경도 단위로 하고 있어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동단위의 지역도 자연재해 위험도평가가 가능하다.

- GRM은 독일 최대 재보험사 뮤니크리의 ‘나싼’(nathan), 스위스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캣넷’(catnet) 등 해외 플랫폼과의 차이점은?

GRM은 기본적으로 위치별 자연재해 위험을 등급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과거 기상이나 지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위험도 등급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GRM이나 나싼, 캣넷의 기본 데이터는 동일해 결과가 거의 비슷하다. 단지 등급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예컨대 풍속기준으로 GRM은 위험도 1등급 기준이 초당 17~27미터인 반면, 나싼은 초당 39~51미터, 캣넷은 초당 20~30미터로, GRM의 기준이 좀더 엄격하다.

- 향후 GRM 고도화 계획이 있다면?

매년 기상이나 지진 등 기본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예측하지 못한 재해가 발생하면 피해함수 개선이나 GRM의 대대적인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 국내 손보사들에 대한 오픈 계획은?

GRM은 구글맵을 기본맵으로 사용하고 있어 오픈 시 접속률 증가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 현재 구글 본사와 협의하고 있다. 이것이 해결되면 조속히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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