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언론인)
이창희 (언론인)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폭우로 사망 및 실종 등 피해자가 속출했다. 늘 그랬듯, 이번 폭우도 원초적인 원인을 지구환경 악화로 돌리는 견해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다.

지구환경에 대한 주류견해는 유엔이 주도하고 있다. UN은 1973년 인간 환경 선언 및 국제연합 행동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UNEP(유엔환경계획)를 설립 후 지구환경 개선에 앞장서 왔다. 1988년엔 지구 온난화에 관한 종합적인 대책 수립을 위해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6차례 기후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IPCC는 현재 195개 회원국의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환경에 대한 UN의 입장은 한마디로 온난화에 따른 위기론이다.

지난 3월 발표된 6차 보고서에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전 지구 지표 온도의 변화가 평균 0.85도에서 1.09도로 증가했으며 인간활동에 의한 온실가스의 온난화 기여도도 평균 0.9도에서 1.5도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구 온난화 1.5ºC 특별 보고서’에서는 파리 기후 협약에서 정한 ‘온도 상승폭 1.5도’ 목표에 맞추려면 탈탄소화와 탄소 제거가 모두 필요하다’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이산화탄소에 있음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2020년부터 국내기업들이 호들갑을 떨고 있는 ESG는 UN의 지구환경 이슈에 따라 발표된 UNPRI(유엔책임투자원칙)에서 비롯됐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이다. UN은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며 이중 환경문제를 가장 앞단에 올려 강조하며 이의 개선을 촉구했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020년‘ESG를 고려하는 방식이 향후 가장 핵심적인 투자모델이 될 것’이라고 선언한 데 이어, 국내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그해 ‘2022년부터 국민연금의 50%를 ESG 평가를 통해 투자하겠다’고 밝혀 UN의 지구환경 위기론에 대한 입장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보험업계도 UN의 입장에 동참해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보험요율을 높이든가 인수를 거절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구환경에 대한 또다른 환경전문가들의 주장을 들으면 과연 누가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가려야 할 정도로 UN과 견해가 180도로 다르다. 이들은 나름의 ‘과학적’인 자료들을 제시하며 ‘UN이 조작된 통계에 따른 기후 ‘공포마케팅’으로 지구환경에 대한 대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지구과학 현상을 연구한 그레고리 라이트스톤 미국 이산화탄소연맹회장(저서 ‘앨고어가 몰랐던 지구의 기후과학, 불편한 사실’)을 비롯해 그린피스 공동 설립자이자 미국 이산화탄소연맹 창립이사장인 패트릭 무어(저서 ‘종말론적 환경주의’), 오바마 행정부의 에너지과학부 차관을 지낸 스티븐 E쿠닌(저서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등이 그들이다.

국내에선 2011년 17대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문제연구소장이 대표주자이다. 박소장은 지난 2월 영국 시사 논픽션 작가 데이비드 크레이그와 공동으로 ‘기후 종말론:인류사 최대 사기극을 폭로한다’를 저술했다.

박 소장은 이들의 주장을 근거로 지구 온난화는 소빙기에서 정상적인 이행과정이고, 오히려 현재가 최대로 축복받은 시기일 뿐만 아니라, 지구 온실화의 주범이라 낙인찍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지구의 녹색지대가 더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지구 온난화에 따른 종말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선 지구환경에 대한 UN의 시각에 대해 크게 이의를 제기한 나라나 기업은 없다. 다만 UN의 ESG 트렌드 불을 붙인 블랙록의 래리핑크 CEO가 지난 6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ESG 용어가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의 정치적 무기가 됐다”며 “앞으로 정치화된 ESG 용어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석순 소장도 최근까지 유튜브 강좌에서 “자유시장경제체제의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환경비관론자들과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신 에너지 대전환을 추구하는 강력한 이익집단이 UN의 견해를 두둔해왔다”며 지구환경 위기론 배후에 의혹을 제기했다.

환경이슈는 제조산업계는 물론 금융 및 보험업계에도 중요한 변수인 만큼 그 추이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창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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