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정보 통합으로 이전 내역 손쉽게 확인
“HIS 사용으로 처방 및 진료 확인, 간편해져”
환자 동의 없이 보면서…소비자 편익은 무시

“이게 HIS(히스)라는 건데, 환자분이 이전에 처방받은 약과 진료 기록이 남아요. 참 보기 편해졌죠”

기자가 대형 병원 신경외과를 방문해 CT를 찍고 진료 상담을 할 때 의사로부터 들은 말이다.

HIS는 Hospital Information System의 약자로 병원정보체계를 뜻한다. 병원의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전산 시스템으로 자동화한 것으로, 환자 등록에서 진료, 수납까지 원내의 모든 DATA(데이터)를 관리‧전달하는 것은 물론 병원의 모든 행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의료정보 시스템으로 불린다.

HIS를 통해 기자는 1~2개월 전 처방받은 약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HIS의 장점은 확실했다. 환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 처방 이력을 불편하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확인하고, 내역을 별도로 가져올 필요도 없다는 점이다.

의사도 클릭 한 번으로 환자가 기억 못하는 진료 이력과 처방 기록을 볼 수 있는 만큼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더 가질 수 있고, 이후의 처방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기자가 본 HIS에 대한 의사의 시스템 만족도는 높아 보였고, 전부는 아닐 수 있지만 의사 대부분이 이 시스템에 대해 만족감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들의 만족감은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도입 및 공개로 나타나는 듯 하다.

한 대학병원의 경우 지난해 헬스케어 대표기업을 수주해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실제 만족도가 높아 많은 인원이 사용하고 있으며, 더 고도화시켜 이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3대한병원정보협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는 한 기업의 병원 시스템이 소개되기도 한다.

대규모 행사로 열리는 만큼 많은 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시스템 도입 및 고도화를 염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들이 환자와 스스로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위해 HIS를 보편화해 이용하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다만 전체로 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 의료계가 소비자의 편익을 배경으로 하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반대한다는 건 명백한 내로남불이라는 점이다.

의료 소비자는 이전 진료 내역 및 처방받은 약에 대한 기록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이 생겼지만, 분명한 건 개인정보라 할 수 있는 내역이 동의하지 않았지만 공개됐다.

의료계는 편익을 위해 의료 소비자 동의 없이 이용하고 있지만, 반대로 보험 소비자에게 만큼은 냉혹하다.

한 소비자단체가 2021년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47.2%가 최근 2년간 청구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인데, 이 중 95.2%는 30만원 이하의 금액이라 포기한다고 밝혔다.

의료 소비자, 의료계뿐만 아니라 보험 소비자도 데이터 전산화를 통해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비급여 항목의 수가 노출 이유를 숨기고, 보험사들의 보험금 부지급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및 보험사 배 불리기에 불과하다고 반대한다.

의료 소비자도 HIS 시스템을 통해 편리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보다 의료계의 편익이 더 증진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환자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있는 의료계.

이들이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 받을 권리가 있는 보험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반대할 명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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