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 인상 요구…시장 영향력 무시 못 해
네‧카‧토, 영향력 커지면 수수료 협상 가능성
배달료 없는 시대 회상 많아…보험 마찬가지

지난 5일 ‘배달의민족’ 배달기사 일명 ‘배민 라이더’들이 어린이날 파업을 단행했다.

이들의 파업은 9년째 동결 중인 기본 배달료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인 배달의민족(우아한청년들)과 단체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이뤄지게 됐다.

배달의민족은 2010년 출시된 이후 모바일로 쉽고 빠르게 주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을 이용한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배민을 보면 소비자의 일상에 편리함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문제는 배달을 위한 비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배달 어플이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식사 비용에 배달료가 전부 포함돼 있었다. 식당에서 배달 인력을 고용해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배달 어플이 활성화되면서 종종 배달료가 식사 비용보다 높게 나온다는 소식도 종종 듣게 되는 상황까지 왔다.

실제 배달 비용은 거리에 따라 책정되지만 7000원 수준까지 늘어나는 등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 같은 상황에 배달비의 부담을 느낀 소비자 395만명은 최근 1년간 배달앱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제공됐고 커졌지만, 이를 통해 배를 불리면서 중간 유통마진을 크게 남기고, 소비자의 금전적 부담까지 커지게 만들었던 셈이다.

이는 보험업계 플랫폼 진출과 비교해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은 연말부터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단기보험 등 보험료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다.

손해보험업계와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는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생존권 여부가 달린 만큼 필사적으로 진입을 반대해 왔다.

이용자 수가 수천만에 달하는 빅테크가 보험시장에 진입해 이용객이 많아지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추가 수수료 협상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현재 플랫폼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한 수수료는 4%대로 제한된 상태다. 당초 보험업계가 주장한 2%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허용된 이번 서비스 시행으로 보험료 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보험료는 손해율과 사업비 등의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수수료에 집행되는 사업비 규모가 늘어날수록 이후 보험료는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명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비교‧추천을 받은 이후 보험사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하면 동일한 상품을 더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人)‧지(紙) 산업인 보험업에서 이 같은 소비자의 현명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배달의민족이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편의를 제공한 후 쉽게 돈을 벌고, 안 그래도 높은 수준의 배달료가 더 높아지면서 소비자가 떠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간혹 배달료가 없는 과거의 배달 문화를 회상하는 이들이 있다.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면 음식값에 모든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온라인 보험 가입을 추가 비용까지 얹어가며, 향후 발생 가능한 리스크가 더해질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면 배달의민족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사전 규제 및 동일 사례로 확대되지 않는 관련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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