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25일 대체투자 이슈 관련 세미나 개최

저성장과 저금리 속에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연구원 세미나에서 보험회사의 대체투자 시장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운용 방향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보험연구원 산학보험연구센터는 25일 '보험회사 대체투자 현황 및 이슈'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먼저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의 장기대체투자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교수가 사회자로 나섰으며, 남덕우 한양대학교 교수, 이시완 삼성생명 상무,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 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 그린 뉴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대체투자를 별도의 업무보고서를 통해 정의하며, 대체투자를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상품, 구조화 상품 및 기타 신종 투자상품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보험사가 대체투자를 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저금리가 장기화됨에 따라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낮아지고 있고,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 (IFRS17) 및  새 지급 여력 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장기 부채의 듀레이션 매칭을 위해 만기가 긴 자산에 관해 관심을 갖게 돼 보험사가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체투자 자산이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으므로 포트폴리오 분산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보험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부동산, SOC(사회 간접 자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과 비교해 운용자산 대비 대체투자 비중이 높지만, 주로 대도시를 위주로 한 부동산 투자, SOC 투자 등 안정적인 투자 구성비가 높다. 그러나 코로나 19의 충격으로 일부 보험회사의 해외 부동산 손실 사례가 보고되며, SOC 투자가 만기가 길고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리스크 확대 요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제적으로도 그린 뉴딜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그린 뉴딜 관련 투자가 또 다른 대체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은 우리 정부가 2020년 7월에 발표한 정책으로,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전환을 위한 사업들이 추진된다. 

박 연구위원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면 보험사 내부 투자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면서도 "중소형사의 경우 외부 운용사에 대체투자 자산을 위탁해 관리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방향성·방식 등 다양한 이슈 논의

이시완 삼성생명 상무는 "국내 기업은 이미 활발하게 투자를 경험한 분야에 대해 해외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고, 국내 보험사들은 보수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어 보험연구원 보고서에서 언급한 바와 달리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간단한 토론 후 몇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그 중 하나는 "지난 5월 삼성생명이 영국의 부동산 자산운용사 세빌스 IM의 지분을 25% 취득한 배경이 무엇인지"였다.

이에 대해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산운용 섹터 중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한 것이며, 이는 경제적 동기와 전략적 동기가 적절히 반영된 투자"라고 설명했다.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 원장은 기존 투자처인 부동산과 SOC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대출 연장이 안되는 등 유동성 리스크 측면에서 안정적이지 않다"며, 그간 주목하지 않았던 사모대출(Private Debt) 등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사모대출은 기관 투자가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지분이 아닌 비상장 중소기업의 대출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이다. 전통적인 대출, 채권과 비교해 높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향후 경기 회복에 따라 금리가 상승될 전망이 있기 때문에 추가로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남덕우 한양대학교 교수는 "기업들은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코로나 19 사태로 실사가 어려워지자 블라인드 펀드보다는 프로젝트 펀드를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펀드는 구체적인 투자 대상을 확정 지은 후,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이며,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처를 정해 놓지 않고 자금을 모아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참가자에게도 발언권이 주어졌다. 발언권을 얻은 현대해상 김석중 자산운용 관련 자문역은 "대체투자에 지분(equity)을 투자하기 보다는 퍼블릭 마켓의 신재생 에너지에 지분을 투자하는 게 이익 실현이 훨씬 빠르다. 태양 에너지 관련 ETF TAN은 작년 200%가 넘는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시로 언급된 Invesco Solar ETF(티커명 TAN)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상장지수펀드) 중 하나로, ETF 닷컴에 따르면 2020 수익률 상위 미국 ETF 2위를 차지했다. TAN에는 인페이즈 에너지, 솔라엣지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태양광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사진 출처 = Pixabay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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