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험 시장 혁신"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자 보험업계는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보험 플랫폼 앱을 출시하고 있다. 보험사부터 핀테크 기업까지 보장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적 아래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보험 판매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상황 속에서 보험소비자는 어떤 판매 회사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이 와중에 "정규직 설계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보험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힌 젊은 CEO가 있다. 바로, 해빗팩토리의 정윤호 공동대표다.

해빗팩토리는 자회사 시그널파이낸셜랩을 통해 보험분석 앱 '시그널플래너'를 운영 중이다. 해빗팩토리는 지금까지 551만 3,442개의 보험 계약, 109만 7,969개의 보험 담보, 18만 2,652개의 보험상품을 분석했다.

<보험매일>은 지난 18일 시그널플래너의 보험분석 시스템을 취재하고, 정윤호 공동대표를 만나 의견을 나눴다.

해빗팩토리 정윤호 공동대표
해빗팩토리 정윤호 공동대표

◇데이터 기반, 고객 중심의 ‘정확한 보장분석’

시그널플래너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보장분석이다. 고객의 보장내용을 세분화해 어떤 보장에 가입했는지 상품 종류, 보장항목, 약관, 특약별로 분류했다.

보험료 현황 및 총 납부액, 숨은 보험금 찾기 등 고객에게 필요한 보험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한다. 담보의 중복 가입 여부를 파악하고 상담 과정에서 고객의 니즈,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해 최적의 상품 설계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다른 보장분석 앱에서는 고액암 진단비를 가입한 고객에게 고액암 진단비가 없는 것으로 분석해 고객이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보장범위 분류가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시그널플래너는 보장내용을 세분화하고 상품별로 약관을 첨부해 고객 혼란을 방지했다.

또한, 지난 1월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를 취득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은행·보험사·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 정보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통합된 금융 데이터를 고객의 동의하에 분석하고 가공한 뒤 고객에게 적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시그널플래너는 오는 8월부터 마이데이터 기반 보험분석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보험금 청구를 돕는 ‘의료비 가계부’

시그널플래너는 고객이 병원, 약국에서 결제할 때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동된 카드 결제 정보와 시그널플래너 제휴 데이터를 매칭해 고객이 놓치는 보험금이 없도록 돕고 있다.

또한, 푸시 알림을 통해 필요 서류를 안내하고, 소비자가 서류를 촬영하면 앱에서 보험금 청구까지 즉시 가능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39개 보험사에 다이렉트 청구 기능이 연결되어 있어 고객은 편리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의료비 청구하기 등 고객이 앱에 들어올 이유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시그널플래너의 재사용률은 타 유사 앱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특히, 니즈 환기 및 대면 설득이 쉽지 않은 20대층에서 자발적인 보험분석 신청 및 가입이 이루어져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설계사도 사용하는 앱

NH손해보험, KB생명, AIA생명 등 35개 보험사의 7만 명 설계사들도 영업에 이 앱을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준 높은 보험 보장 분석이 가능하고 시기별 보험약관까지 확인할 수 있어 설계사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가입된 보험에 대한 의견, 주요 보장에 대한 점검 등 소비자 친화적인 언어로 리포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상품 구조가 복잡한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설명할 때 큰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앱을 이용하는 설계사는 "대면 미팅을 중심으로 한 영업에서 벗어나 모바일을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고객 응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정윤호 공동대표 Q&A

-고객 반응은 어떻나?

▲고객 중심의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고객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리뷰점수 4.8점(5점 만점)입니다. 상담 받은 고객님들 중에서 고맙다고 기프티콘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웃음)

-고객이 시그널플래너를 믿고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이유는?

▲데이터를 기반한 정확한 보장분석 프로세스 때문입니다. 기존 보험 판매 방식은 설계사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방식은 설계사의 관점에 따라서 보장 분석 정확도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시그널플래너는 설계사에게 전부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이 위험을 대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고객이 보장분석을 신청하면 판매 권유 전화를 먼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시그널플래너는 왜 먼저 전화하지 않는지?

▲저희는 일반적인 TM 보험대리점들과 달라요. 고객에게 먼저 전화해서 고객을 귀찮게 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받을 때까지 여러번 전화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담을 신청한 고객에게는 카톡으로 보장분석 리포트를 전송해드리고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물론 고객이 원할 경우 전화 상담도 가능합니다.

-고객 DB를 외부에 판매한 회사들이 있는데, 해빗팩토리는 DB를 외부에 판매한적 있나?

▲보장분석 신청 DB는 보통 5만원 이상 가격에 거래된다고 알고 있어요. 저희는 단 한번도 DB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DB가 외부로 판매되는 순간, 고객은 다른 회사의 판매 권유 전화에 시달리게 됩니다. 고객 만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고객 DB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보장 분석을 신청한 고객분들이 많아서, 인원을 더 채용할 예정이에요. 올해는 30~40명 정도, 내년에는 200명 정도 채용 예정입니다. 또한, AI기술을 기반한 프로세스 고도화를 통해 2026년에는 시장 점유율 8%, 매출 1조원의 게임체인저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정강주,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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