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국내 최대 배달 앱과 협업...설계사 확보 주요 배경

보험회사의 이종 간 협업이 마케팅 분야에 이어 리쿠르팅에도 적용되는 모양새다. 한화생명은 자사 디지털 채널 LIFE MD(이하 라이프엠디) 활성화를 위해 국내 최대 배달전문 서비스 ‘배달의민족’과 협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설계사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라이프엠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의민족 손잡은 한화생명 배경에는

한화생명이 배달전문 서비스 배달의민족과 손을 잡았다. 자사 디지털 플랫폼 라이프엠디를 통해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예비 보험설계사에게 배달의민족 쿠폰(1만원 권)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사가 배달서비스 Online to Offline(O2O) 업체와 손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이 배달의민족과 손은 잡은 배경에는 보험설계사 확보가 자리잡고 있다. 한화생명은 전속모집채널을 판매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전하고 지난달 1일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갔다.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 이원화하는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와 판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핵심인력인 보험설계사 확보가 시급한 상황. 한화생명이 제판분리 이전보다 성장하려면 보험설계사 규모를 확대해 월초보험료를 늘려야하는 과제가 있다.

한화생명이 라이프엠디를 활용해 확보하려는 보험설계사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점도 배달의민족과 손을 잡은 이유로 꼽힌다. 보통 보험회사가 보험설계사 확보 과정에서 제안하는 조건은 높은 정착지원금 등이다.

이같은 조건은 경력 보험설계사에게는 매력적이지만 파트타임형으로 보험설계사 일을 하겠다는 MZ세대에게 선호도가 떨어진다. 이에 오히려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배달의민족의 재화가 MZ세대를 유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를 확보하기 위해 배달의민족과 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설계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라이프엠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한화생명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으로 설계사를 모집해 교육하고 상품판매까지 하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배달의민족 쿠폰은 MZ세대에게 익숙하다. 후킹(낚아채다)하는 요소로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얼마나 소구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트렌드 된 이종 간 결합

한편 이종 간 협업은 보험업계의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유통회사·음료제조회사와 함께 생수를 출시한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이 이마트, 롯데칠성과 협업해 생수 삼성생명수(水)를 출시한 건 펀슈머(Fun+Consumer)로 일컫는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 친근하고 신선한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다가기 위해서다.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와 협업을 한 KB손해보험도 대표적인 이종간 결합의 사례다.

케이뱅크는 자사 앱을 통해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연 6%의 예금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인 1%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연 7%의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한화생명 디지털 플랫폼 라이프엠디는 출시 4개월 만에 신규 보험설계사 1000명을 확보했다. 언택트 트렌드 속에서 N잡(멀티잡)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젊은 세대의 큰 관심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화생명의 설명이다. 

최석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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