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요구 약정서 사용 설계사지부 내부 폭로… "타 노조 약정서 참고, 문제없어"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이하 설계사지부) 내부에서 조합원들의 권익활동에 나서며 일종의 성공보수를 요구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단순히 요구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후원금 지불 관련 조항에 동의한 경우에만 집회 등 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어 사실상 성공보수를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합원들에게 약정서 통한 후원금 요구

15일 <보험매일>의 취재에 응한 정순욱 설계사지부 사무국장은 설계사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집회 등에 합의금 최대 5%의 조합 후원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약정서가 사용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정 사무국장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진행된 설계사 집회 중 한화생명을 제외하면 모두 해당 약정서가 사용된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약정서를 작성해야만 설계사지부가 사실확인서 및 회사 측 공문 발송 등 이후 단계 진행에 나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속원의 권익 대변을 위한 단체인 노조가 후원금이라는 이름의 성공보수가 확약된 경우에만 활동에 나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공보수 요구를 하고 있지만 정작 설계사지부의 지원은 볼품없는 수준이다. 정 사무국장은 설계사지부에서 내놓는 것은 피켓 2개, 현수막 1개, 집회신고, 설계사지부 임원 1명~2명의 집회 참여 등 일반적인 노조 업무에 불과하며 심지어 물품을 추가로 만들 시에는 해당 설계사가 사비로 부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 사무국장에 따르면 현재 6개 회사, 10여명의 설계사가 해당 약정서를 작성했으며 이중 절반 정도는 교섭이 체결되어 후원금이라는 명목의 성공보수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순욱 설계사지부 사무국장은 “개인이 감사의 의미로 후원금을 낼 수는 있으나 이건 그게 아니라 감사표시를 하라는 내용을 약정서를 통해 요구하고 있으며 해당 내용을 어기면 문제가 된다는 조항도 존재한다”며 “어느 노조에서 소속 조합원들이 당한 부당행위에 대한 집회를 여는데 돈을 받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조합비 이외에 따로 후원금 형태 비용을 요구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노조에서 뒷돈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대놓고 이런 비용을 요구하는건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사례 참고해서 약정서 제작… “사용 그만하려 해”

설계사지부는 약정서를 통한 후원금 요구에 대해 타 노조 중에서도 해당 방식을 취한 사례가 있으며, 이 곳을 참고해 약정서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에는 해당 약정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또 다수 조합원들이 해당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카페에도 공지가 돼 있으나 관심 없는 사람들은 해당 내용을 살펴보지 않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사지부 오세중 위원장은 “근래까지 약정서를 사용해온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는 사용을 하지 않으려 한다”며 “기존에는 워낙 노조가 작고 자금이 없던 데다 자기 문제가 해결되면 탈퇴해버리는 설계사가 많아 해당 약정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른곳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으며 약정서는 사무일반노조 등에서 기존 사례를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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