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체 대응만으로 감당 어려워… 당국 지원 필요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과 인원이 또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사기 발생 건수가 이미 보험사들의 자체 대응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인원 올해 또 역대 최고치 갈아치워

22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과 인원이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먼저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526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4,134억원) 대비 9.5%(391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이로써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또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중 손해보험에서 발생한 보험사기 금액은 4,177억원으로 전체의 92.3%에 달했으며 생명보험에서 발생한 사기는 348억원(7.7%)에 불과했다.

사기 유형별로 살펴봤을 때 가장 많은 사기가 발생한 것은 허위·과다사고였다. 허위(과다) 입원·진단·장해, 사고내용조작, 고지의무위반, 음주·무면허 운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상반기 허위·과다사고 유형의 사기 적발 금액은 3,003억원으로 전체의 66.4%에 달했다.

이어 많은 사기가 발생한 유형은 고의사고이다. 자살·자살, 살인·상해, 고의충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상반기 고의 사고 유형의 사기 적발 금액은 664억(14,7%)이다. 이밖에 유형의 사기 적발 금액은 기타 450억(9%), 피해과장 사고(자동차) 407억(9%) 순이었다.

또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전년 동기(4만3,094명) 대비 10%(4,323명) 4만7,417명으로 확인됐다. 보험사기 적발 인원 역시 적발금액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적발자들을 직업에 따라 살펴보면 1만4,959명을 기록한 기타 직업군이 전체의 31.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밖에 다른 직업으로는 회사원(보험업 종사자 제외) 8,767명(18.5%), 무직·일용직 4,950명(10.4%), 전업주부 4,933명(10.4%) 등이 많았다.

◇보험사기 발생, 보험사 자체 대처 가능한 수준 넘어서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사기가 발생하는 수가 이미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커버하며 잡아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잘한 것부터 규모가 큰 것들까지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는데, 동일 유형에서마저 제 각기 건마다 다른 상황이 나타나다 보니, 보험사들이 이것들을 모두 따라잡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하나의 건에 대한 사기 여부를 확정 짓는 과정만 해도 상당한 인력과 비용 등이 소모되는데, 이를 투자한다고 해서 반드시 잡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보험사기를 잡아내는 것을 목표로 상정하고 해당 활동에 들어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경우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소모된 시간과 비용 등으로 인한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사실상 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보험사기 금액 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당국이 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보험산업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기 어렵다는 웃픈 이유도 존재한다.

현 상황에서 특정 보험사 혼자 적극적으로 보험사기 잡기에 나설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 눈에는 최대한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으려 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특정 보험사가 나서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사기를 잡기 위한 노력을 펼쳐지기 어려워 보인다”며 “소비자들의 눈에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한 수로 보일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경우 사기를 잡음으로써 피해자 발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음에도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일반 대중들이 보험산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이미지 자체가 긍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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