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효율성 높은 '장점' 반해 설계사 상품설계능력 악영향 목소리도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원수보험사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에 파견·운영 중인 설계매니저를 두고 보험계약 체결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의견과 보험설계사의 설계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품설계 외주 설계매니저 명암 뚜렷

보험업계에 따르면 원수보험사 대부분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에 설계매니저를 파견하고 있다. 설계매니저의 역할이 점점 커지면서 GA 사무실에는 출장소 개념의 별도 사무공간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설계매니저는 각 GA를 순회하면서 본인이 속한 회사의 상품을 설계해 제공하는 위촉계약직 직원이다. 보험설계사가 고객의 이름과 나이, 직업, 주민번호를 전달하면 설계매니저는 상품을 설계하고, 보험설계사는 설계매니저가 준 상품설명서를 갖고 소비자를 만난다.

최초 설계매니저는 보험설계가 익숙하지 않은 GA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생겨났다.

보험사별로 전산이 제각각이고 상품설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설계매니저는 서포터 역할을 했다.

손해보험상품의 경우 상품설계 과정에서 주계약의 가입금액에 따라 주요 담보의 가입금액이 연동되고 특약도 100가지가 넘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설계매니저의 역할이 현재 상태로 변질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계약이라도 더 성사시켜야 하는 원수보험사와 GA의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지금의 형태가 된 것이다.

문제는 설계매니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보험설계사의 보험설계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보험설계사는 다양한 상품을 고객의 욕구에 맞게 설계하고 중요한 부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설계사 본인이 설계하지 않은 상품을 판매했을 경우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입을 모았다.

▲ 사진=픽사베이

일각에서는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 판매하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보험사가 여러 곳인 데다 전산도 상품도 각각 다른 상황에서 설계매니저를 이용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설계매니저 활용 두고 생각 제각각

GA업계는 설계매니저 활용방식을 두고 각각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보험설계사의 설계능력 향상을 위해 설계자문을 구하는 수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외부활동 등으로 불가피할 경우 상품설계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는 상품을 설계하고 모집계약을 성사시키는 사람이다. 그런데 상품설계는 보험설계사가 아닌 매니저가 한다. 설계매니저가 뽑아준 가입제안서를 갖고 고객을 만나는 게 옳은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설계한 것을 갖고 설계매니저에게 살펴봐달라고 할 수 있다.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기 전 검증을 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설계매니저가 처음부터 다 해주는 건 문제가 있다. 설계는 설계사가 하고 살펴봐달라는 식으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GA업계 관계자는 “외부에 미팅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고객에게 가입제안서를 보내야 할 때 설계매니저를 활용할 수 있다. 설계매니저에게 설계 컨셉을 설명하고 가입제안서를 요청하면 보험설계사는 1차 검수를 하고 고객에게 보낼 수 있다”면서 “바쁘거나 시간이 없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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