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카드납 지수 4.3%로 전분기 대비 0.2%p 감소…"카드수수료 부담 커"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신용카드를 이용한 보험료 납부를 꺼리는 경향이 더 짙어지고 있다.

정부 권고에도 카드결제 확대에 미온적인 반응이 지속되자 최근 국회에서 카드결제 거부 시 보험사를 처벌하는 법안까지 발의됐지만 오히려 생명보험업계는 고객들의 카드결제 문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추세다.

◇ 17조 중 카드로 받은건 7,000억원 불과

6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18개 생보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4.3%로 집계됐다.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란 전체 수입보험료 중 카드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다시 말해 올해 3분기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 17조848억원 중 카드결제가 이뤄진 수입보험료 규모는 7,268억원 가량으로, 4.3% 비중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마저도 생보사 카드결제 비율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4분기 기준 4.7%였던 신용카드납 지수가 올해 1분기 4.6%, 2분기 4.5%로 감소한데 이어 3분기도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현재 교보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 IBK연금, ABL생명, 푸르덴셜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은 아예 보험료 카드납부를 막고 있다.

카드 납부가 가능한 다른 생보사들도 대부분 CM이나 TM 채널에 국한되며, 일부 보장성 보험 상품 한해서만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또한 특정 일부 신용카드사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거나 초회보험료만 카드결제를 허용하고 2회차부터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

생보사 가운데 고객들의 카드결제를 가장 잘 받아주고 있는 곳은 TM 채널 비중이 큰 라이나생명(36.5%)이다. 뒤를 이어 AIA생명(18.6%), 신한생명(14.1%) 순으로 카드결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KB생명(8.7%), 처브라이프생명(7.2%), 동양생명(4.3%), DGB생명(4.2%), 하나생명(3.4%), 흥국생명(2.7%), DB생명(2.1%), NH농협생명(2.1%), 푸본현대생명(1.9%), KDB생명(1.6%), 미래에셋생명(1.4%), BNP파리바카디프생명(1.1%), ABL생명(0.2%), 삼성생명(0.1%), 메트라이프생명(0.0%) 등은 모두 10%를 하회했다.

▲ (자료출처=생명·손해보험협회)

◇ 정부 활성화 독려에도 보험업계 '난색'

같은 기간 16개 손보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29.4%로, 생보사에 비해서 6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전체 수입보험료 19조7,536억원 가운데 카드로 납부된 수입보험료가 5조8,010억원 규모이며, 전분기 대비해서도 카드결제 비율이 늘었다.

다만 카드로 결제된 수입보험료 중 79.9%가 자동차보험 상품으로 편중되어 있으며, 장기보장성 보험 상품과 장기저축성 보험 상품은 각각 13.3%, 4.9%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치는 수준이다.

또한 여전히 카드 납부를 희망하는 대다수 고객들은 매달 고객센터 혹은 지점에 직접 연락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절차를 번거롭고 까다롭게 만들어 사실상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결제를 확대하도록 유도해 왔으나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지난 9월 국회에서는 급기야 소비자가 카드결제를 원하면 보험사가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하고, 만약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자를 불리하게 대우할 경우 1,00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를 놓고 보험사들은 난색을 표한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으로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 등의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건 가혹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결제 의무화로 카드 수수료가 보험료에 그대로 반영되게 되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험사에 무조건 카드결제 확대를 강요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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