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률 증가, 부채 시가액 감소 효과 등 기대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보험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약 중 하나인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시중 금리 상승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을 안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에 국내 기준금리 상승 예측 다수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6대 미국 대통령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자 국내 기준 금리 상승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이 공약한 대규모 재정 확대 진행에 따라 미 국채 가격이 오르면 국내 금리 역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대선 당시 바이든은 오는 2024년까지 3조 9,000억 달러(한화 4,344조 6,000억 원 규모)를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을 예상하고 있다. 증세를 통해 확보 가능한 세수 증가분이 1억 4,000억 달러(한화 1,559조 6,000억 원 규모)에 불과한 만큼, 나머지 비용 2조 5,000억 달러(한화 2,796조 2,500억 원 규모)를 채우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다수의 금융지주 산하 경영연구소 역시 금리 상승효과를 예측하고 있어 보험업계의 기대감을 더욱 높게 만들고 있다.

먼저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기조가 한국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인프라 관련 재정 지충 확대가 미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KB경영연구소 역시 금리 상승 가능성 점쳤다. KB경영연구소는 경기부양책 등으로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미 국채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 국채금리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생보업계 숨통 트이나?

금리 상승 예측에 보험업계의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는 제로금리 시대 지속으로 자산운용 수익률 확보 등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운용 규모가 큰 생명보험사들의 기대가 크다. 생보사들의 경우 과거 2000년대 초반 판매한 고금리 상품이 손보사들보다 많다.

그중 생보사들의 자산 확대에 크게 기여한 고금리 저축성보험은 현재 역마진 리스크가 큰데, 금리 인상은 이러한 역마진 리스크를 가장 크게 줄여줄 수 있는 기회다.

예컨대 과거 5~7%대 상품의 이자를 현재 3%대 자산운용수익률로 부담한다면, 금리 인상으로 4%대 자산운용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이후 미국과 유럽의 달러 채권에서 나타난 금리 상승 흐름이 이들의 기대감을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

우선 생보업계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산운용 수익률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예측처럼 기준금리가 올라간다면 국내 시장의 자산운용 수익률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 IFRS17 도입 준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 IFRS17에서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부채의 시가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채에 대한 가치가 낮아지면 자본 확충을 적게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자본 운영에 숨통에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나오고 있는 예측처럼 금리가 오른다면 자산운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생보사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생보사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운용하는 자산의 규모가 크다 보니 금리 0.1%에도 수익률이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자산 운용 시 해외 투자보다는 국내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국내 금리가 올라간다면 이러한 기조가 짙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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