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억 규모 추가 상환 연기 발생…사측 "고객 보호 위해 최선 다할 것"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삼성생명이 지난 3월 판매한 금 거래 무역금융 연계 투자상품에서도 환매 연기가 추가로 발생했다.

앞서 동일한 기초자산으로 만들어진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서 문제가 발생한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사측은 각각의 사안에 대해 발행사와 펀드 운용사를 통해 현지 상황 파악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 400억대 펀드 환매연기 추가 발생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판매한 ‘퍼시픽브릿지 골드인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상품 상환이 연기됐다. 판매 규모는 422억원이다.

문제가 발생한 상품은 ‘유니버설 인컴 빌더(UIB)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홍콩에서 금 실물을 거래하는 무역업체에 신용장 개설을 위한 단기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연 4% 수준의 이자수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됐다.

해당 상품 만기일이었던 지난 13일, 펀드 운용사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이 상환을 연기한다고 삼성생명 측에 최종 통보했다. 같은 날 삼성생명은 관련 내용을 고객들에게 안내문으로 전달한 상태다.

또한 이번 사태를 일부 예견한 삼성생명은 지난달 이미 해당 상품의 환매 지연 발생 가능성이 있음을 고객들에게 사전 고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만기일인 13일 통보 받기 이전부터 펀드 운용사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을 통해 현황 및 관련 내용을 교류하며 파악하고 있던 사안”이라며 “현재 분할상환 계획서 등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며, 앞으로 사측은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코로나19 영향 탓" 늘어나는 환매 연기 규모 

삼성생명이 판매한 사모펀드 상품의 환매가 연기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8월 같은 기초 자산으로 NH투자증권이 발행하고, 삼성생명이 신탁으로 판매한 파생결합증권(DLS) 534억원 규모 역시 환매가 연기된 바 있다.

당시 DLS 상품과는 별도로 이달 만기 도래를 앞둔 420억원 규모의 재간접펀드에 대해서도 환매 연기 우려가 제기됐는데 결국 현실화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환매 연기 규모도 약 1,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지난달 4일 삼성생명이 고객 보호 차원에서 DLS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추가적인 환매 연기 발생하면서 선지급 규모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환매 연기가 발생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알려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역업체 측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출금 상환이 지연되자 해당 무역금융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들도 잇따라 상환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금회수 일정은 다소 불투명하다. 먼저 환매 연기 사태가 터진 DLS 상품과 관련해 현지 업체가 내년 5월까지 원금과 이자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분할로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보내왔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당초 지난 9월 예정되어 있던 1차 상환 일자보다 이틀 가량 지연됐으며, 약속했던 금액보다도 더 적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대로라면 오는 11월 예정된 2차 상환 일정 역시 제대로 지켜질지 미지수 이다. 

삼성생명 측은 DLS와 관련해서도 발행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현지 업체에 분할상환 계획을 다시 보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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