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환 리스크 등 감안하면 메리트 상실… 당분간은 국내 투자 중심 운영 이뤄질 가능성 높아"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한도 상향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다만, 해외투자 비율이 높은 생명보험사 중 이를 활용한 적극적인 해외투자를 계획 중인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와 환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해외투자의 메리트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외투자 한도 상향 목전… 한도 높은 생보사 투자 계획은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반계정의 운용자산 대비 외화 유가증권 비율이 높은 생명보험사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이다.

이처럼 일반계정 기준 운용자산 대비 외화 유가증권 비율이 높은 생보사 중 다수가 해외투자 확대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투자 한도 상향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말이다.

먼저, 외화 유가증권 비율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한화생명은 해외투자 확대보다는, 국내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의 경우 신규 해외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안정적인 국내 채권 중심의 추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채권 매입 중심의 투자를 통해 듀레이션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한도 확대에 따라 해외투자를 늘리기보다는 현상유지를 하며 시장 상황에 따른 유기적인 대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해외투자 한도 확대 관련 개정안이 시행된다 해도 당분간은 큰 변동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사의 경우 최소 기간이 5년일 정도로 장기간의 해외투자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율을 줄이거나 늘린다거나 하지 않고 기존 비율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다만, 상황에 따른 유기적인 진행을 하는 만큼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존재하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생명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한도 상향에 따라가기보다는, 시장 상황 등에 맞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

농협생명 관계자는 “한도 상향에 따른 별도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투자를 하는 현재의 방식을 유지하게 될 듯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외자산 운영 한도의 퍼센트 비율을 따로 정해놓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그에 맞는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외화 유가증권 비율이 높은 다른 업체들 역시 해외투자 한도 확대에 대한 별도의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의 해외투자, 예전만큼 메리트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해외투자 비율이 높은 보험사들의 한도 상향 활용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시장 상황으로 인한 해외 투자의 효율성 저하를 지목했다.

금리와 환율 등의 문제를 모두 감안하고 나면 해외투자의 메리트가 국내 투자와 비슷하거나 못한 수준이 되는데, 그에 비해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높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도가 늘어나도 대다수 보험사들이 해외투자를 확대하지 않는 것은 현재 상황의 경우 해외투자 중 상당수가 메리트를 상실하기 때문”이라며 “이미 금리도 안 좋은 상황에서 환 리스크까지 감수하며 굿이 해외투자 시장에 들어갈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당장은 국내 투자 중심으로 운영을 진행하며 시장 상황을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투자에 비율이 책정된다는 것은 해당 보험사가 책정 비율만큼의 리스크도 가져간다는 것인데 현재의 해외투자에 그만큼의 메리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리는 물론 환율 차이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환율에 대한 부분은 해외투자에 있어 금리만큼이나 중요한 요소인데, 변동성이 커진 경우 이 부분을 제하고 나면 결국 수익성이 얼마 되지 않는다”라며 “보험사들의 경우 운용하는 금액이 큰 만큼 다소 적은 액수의 환율 차이라도 영향이 큰 경우가 많은데, 요즘의 경우 환율 변동성이 크기까지 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