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13년 만에 다시 찾나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교보생명이 13년 만에 악사손해보험을 다시 품에 안을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 교보 예비입찰 참여…신한·카카오 불참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악사손보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진행한 예비입찰에 교보생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교보생명과 함께 당초 시장 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신한금융지주와 카카오페이는 악사손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지주는 예비입찰 당일까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최종적으로 악사손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애초부터 악사손보 인수를 검토하지 않아 예비입찰 참여 의사도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이제 인수 후보자 중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진 교보생명의 악사손보 인수 성사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특히 교보생명의 악사손보 인수 추진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악사손보의 전신이 교보자동차보험(이하 ‘교보자보’)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던 교보생명의 자회사 교보자보를 프랑스 최대 보험그룹 악사가 지난 2007년 인수했다.

당시 교보생명 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명보험사업과 자동차보험사업 간의 시너지 창출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보유하고 있던 교보자보의 지분 74.74%를 전량 매각했다.

이후 교보악사손보로 사명을 바뀌었다가 교보 브랜드 사용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009년부터는 지금의 악사손보로 탈바꿈했다.

교보생명은 공식적으로 재인수 추진이나 예비입찰 참여 배경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은 워낙 민감한 사안으로 유관부서 극소수의 몇몇 관계자 외에 내부에서도 정보 공유가 쉽지 않다보니 예비입찰 참여 여부조차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는 현재 교보생명의 자회사이자 온라인 전업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려는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 (사진=교보생명 본사)

◇ 노조 “사모펀드로 매각 반대”…교보라면?

만약 교보생명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된다면 악사손보 노조의 반발은 상대적으로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우려하고 있는 노조 입장에서 전신이자 업계 내 탄탄한 대형 생보사인 교보생명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앞서 예비입찰이 진행된 지난 18일 노조 측은 서울 용산구 소재 악사손보 본사 앞에서 밀실매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매각과정에서 내부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약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무관심한 사모펀드에 넘어가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영장 악사손해보험지부 지부장은 “매각 관련 일체의 정보가 공개되고 있지 않아 사모펀드가 예비입찰에 들어왔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단계이다”라며 “현재 유일하게 확인된 사실은 악사그룹이 회사를 팔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고 지부장은 이어 “이미 진행된 예비입찰과 별개로 향후 본입찰에 사모펀드가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매각을 통한 매각차익 확보가 주목적인 사모펀드 보다는 국내에서 영속적으로 책임감 있게 보험영업을 할 수 있는 금융지주 혹은 모태이자 생보사도 갖고 있는 교보생명 등으로 인수되는 것이 나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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