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 엇갈린 ‘희비’…KB·오렌지↓ 하나·신한·농협↑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은행·비은행 부문 균형성장 전략을 통해 올해 상반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KB·신한·하나·농협 등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그룹 내 보험계열사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 투자영업이익 감소…KB계열사 '뒷걸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하나금융지주, 24일 신한금융지주, 28일 농협금융지주까지 잇따라 상반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시중금리 하락, 사모펀드 사태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금융지주사들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룹 내 보험계열사들의 실적은 코로나19 반사효과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부진했다. 

KB금융 계열사 손해보험사인 KB손보는 올해 상반기 1,4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3.6%(226억) 감소한 수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도 불구하고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중심으로 손해율이 상승한 탓이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보험료 인상 효과와 코로나19 반사이익 작용으로 2분기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보험영업손익은 개선됐지만 배당수익 감소, 해외대체자산 손상차손 등으로 투자영업이익이 감소한 점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KB금융 내 생명보험 계열사인 KB생명도 자산운용 악화 등의 영향으로 나란히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전년도 상반기 1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KB생명은 올해 같은 기간에는 118억원의 순이익 밖에 거두지 못해 1년 사이 28.5%(47억원) 감소했다.

내년 7월 통합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 내 보험계열사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실적을 공개됐다.

오렌지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1,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1,472억원을 기록한 전년동기 대비 6.6%(97억원) 떨어진 성적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올 1분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25%가량 순익이 악화됐다.

그나마 2분기 리스크 관리를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의 영업을 축소하고, 코로나19 반사이익에 따른 손해율 개선과 위험률차손 증가로 당기순이익을 방어할 수 있었다는 게 오렌지라이프 측의 설명이다. 

◇ 농협생명·손보 체질개선·비용절감 통해 실적 개선

신한생명과 하나생명은 순이익이 증가했다. 신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916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 순익인 780억원보다 17.5%(136억원) 증가했다.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생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2.0%(105억원) 증가한 2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하나생명의 경우 1분기 수익증권 환매에 따른 특별배당 수익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이를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하게 방어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곳은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다. 농협금융 내 양대 보험계열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뼈를 깎는 체질개선 노력으로 나란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1,000억원대 적자 수렁에 빠졌던 농협생명과 20억원까지 순이익이 쪼그라들었던 농협손보는 이후 그룹 차원에서 TF를 운영하는 등 장기적 관점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온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협생명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04억원으로 전년보다 233.9%(238억) 급증했다. 코로나19 반사효과로 사고보험금 지급이 대폭 감소한데다, 비용절감을 통해 이익 개선에 나선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체질개선에 성공한 농협손보도 같은 기간 610.2%(360억원) 증가한 4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대형 축사 화재와 2분기 강원도 산불 등의 여파가 실적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쳤다”며 “올해는 전년보다 고액사고 줄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방문이 감소해 업계 전반의 손해율이 안정됐다. 또한 작년부터 장기 보장성 위주의 판매 성장을 이룬 점도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단위:억원 (자료출처=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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