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소비자 등 여러 피해 우려…"금융당국 조치 필요"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네이버가 보험 판매업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지난 6월 ‘엔에프보험서비스 주식회사’의 법인 등록을 진행한데 이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주요 손해보험사와 판매 수수료 협의를 시작한 것.

아직 무엇하나 확정난 것 없는 네이버의 자동차보험 판매이지만 업계에서는 여러 부분에 대한 우려부터 나오고 있다.

◇네이버 자동차보험 판매 준비… 업계는 우려부터

네이버가 자동차 보험판매를 위한 계약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관련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업체와 소비자 등 여러 피해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CM(사이버 마케팅) 채널의 장점을 무색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 A는 “보험사들이 CM채널을 이용하는 이유는 사업비가 낮기 때문인데, 이 경우 수수료 수당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며 “네이버의 요구는 결국 수수료를 달라고 하는 것인데 이 경우 사업비 절감 효과라는 CM채널의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수료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간다면 저렴한 이용이 가능하나, 네이버를 이용한다면 수수료가 붙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 B는 “소비자들이 CM채널을 이용하는 것은 대면채널보다 저렴한 이용이 가능하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며 “그러나 네이버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붙다 보니 똑같은 인터넷인데도 더 비싼 상황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네이버가 한다고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때문에 똑똑한 소비자들이나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은 네이버를 이용하기보다는 직접 보험사 홈페이지를 이용하려 들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며 “일부의 경우 네이버를 믿고 그냥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같은 상품을 더 비싸게 이용하는 소비자 피해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전했다.

IT공룡 네이버가 보험 판매업에 진출하는 것인 만큼, 기존의 산업 생태계를 지나치게 파괴하지 않도록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네이버의 지배력이 워낙 크다 보니 기존 보험사나 GA들 입장에서는 우려가 들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것이 가시화됐을 때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없기 때문에 더 두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네이버의 보험 판매업 진출은 이미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해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가 기존 보험사나 GA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병행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발표된 게 없다”며 “다만, 이 같은 조치의 판단기준은 반드시 계약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촉구했다.

◇삼성화재 “참가 여부 명확히 정해진 것 없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과 자동차보험 판매 계약을 논의 중이다.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과 달리 자동차보험 CM채널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삼성화재의 경우 아직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네이버가 논의를 진행한 적이 있기는 하나, 현재는 모르겠다”며 “확실하게 참가할 의사를 표하지는 않았지만, 불참하기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보험사들에게 ‘수수료’가 아닌 ‘광고비’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의 경우 14%의 상한선이 존재한다. 반면 광고비는 별도의 규제가 존재하지 않다 보니 향후 어디까지 올라갈지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측이 11% 정도를 요구했다고 알고 있는데, 충분히 요구하고 받아들일만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다만, 광고비로 정해진다면 지금 당장보다도 향후 퍼센티지가 얼마나 높아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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