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중심의 신상품 시장 공략···제3보험 시장 경쟁 불가피

[보험매일=최석범 기자]“결국에는 제3보험 시장에서 만나게 될 것”

생명보험사의 잇따른 장기인보험 신상품 출시에 제3보험 시장이 격전지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인수심사를 대폭 손질해 신계약 체결에 드라이브를 거는가 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제3보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체 제3보험 시장의 점유율(Market Share) 대부분을 차지하는 손해보험업계는 생명보험업계의 장기인보험 판매 드라이브 움직임에 말을 아끼면서도 상품 경쟁력 강화 움직임에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가성비 앞세운 신상품 들고 제3보험 시장 공략

장기인보험(건강보험 등)은 제3보험 영역으로 손해보험사 생명보험사 모두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간 장기인보험 시장의 과열경쟁이 주로 부각 된 탓에 손해보험사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생명보험사의 기타보장성보험(장기인보험)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 이미 주력상품인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IFRS17 도입 시 저축보험료가 부채로 잡히다 보니 생명보험사는 제3보험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7월 들어 삼성생명과 동양생명이 가성비와 가입문턱을 낮춘 건강보험 신상품을 출시해 제3보험 신계약 모집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생명의 ‘S간편종합보험’은 업계 최초로 최근 2년 이내 수술이력이 있거나 5일 이하의 입원 이력이 있어도 고지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여기에 기존 유병자 보험보자 약 20% 이상 낮은 보험료로 3대 질병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삼성생명 측의 설명이다.

동양생명은 ‘(무)수호천사The간편한건강보험(갱신형)’을 통해 고령자·유병자의 가입문턱을 낮추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고지사항)을 하나로 간소화했고 암·뇌혈관질환·허혈심장질환 이른바 3대질환 진단비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두 생명보험사는 신상품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독립보험대리점에 시책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현금 400%나 이에 상응하는 가전제품을 시책으로, 동양생명은 시책으로 100% ~ 80%를 주차 별로 차등 지급한다.

시책은 보험설계사가 해당 계약을 새롭게 체결할 경우 모집수수료와 별개로 지급하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원수사가 자사 상품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택하는 대표적인 유인수단으로 실질적인 신계약모집에 영향을 미친다.

◇제3보험 생·손보 격전지 불가피···업계 생각은

손해보험업계와 생명보험업계는 제3보험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가 됐고, 생명보험업계 역시 주력상품인 종신보험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업계 A관계자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는 장기인보험(기타보장성보험) 시장에서 넓게는 경쟁자 관계에 있다. 하지만 손해보험사 입장에서 생명보험사 쪽까지 경쟁자로 인식하는 건 (맥락상) 아닌 것 같다”면서도 “생명보험사가 앞다퉈 가성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 B관계자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와 취급하는 상품의 성격이 다르다. 공통된 시장에서는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장기인보험(기타보장성보험) 시장에서 생명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면서 “(점유율과 관련해)있던 걸 뺏기는 건 아니다. 밥그릇 싸움은 맞지만,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 C관계자는 “생명보험사가 작년부터 현재까지 주구장창 기타보장성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배경에는 종신보험 판매 감소가 있다. 2030세대는 종신보험 가입에 관심이 없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게 생명보험사의 상황”이라면서 “생손보는 결국 제3보험 시장에서 만나게 돼 있다. 아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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