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보 ‘주의’ 발령 이후 후속조치…“학생 등 일반인 연루 사례 급증 우려”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최근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공모자를 모집한 뒤 일명 ‘뒷쿵’으로 불리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방식의 신종 보험사기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대책 마련에 나섰다.

◇ 보험사기 대응 TF 발족 및 첫 회의 개최

18일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손해보험협회, 보험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보험사기를 조장·유인하는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날 TF의 첫 회의가 열린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지난달 19일 코로나 시국을 틈타 익명의 보험사기 모집 공고 및 조장 등으로 인한 보험사기 유형이 급증하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한데 이어 세부적으로 후속조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일단 온라인상에 유통되고 있는 보험사기 조장 콘텐츠 및 잘못된 정보에 대한 삭제·폐쇄 작업을 진행하고, 회사별 보험사기 적발 후 수사기관에 넘겨진 관련 사례 발굴 작업 및 노하우 공유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이 적발한 국내 보험사기 금액과 인원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8,809억원으로 전년(7892억원) 대비 10.4% 증가했으며, 적발인원은 9만2,538명으로 전년(7만9179명)보다 16.9% 늘었다.

특히 금감원이 유의 깊게 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8만3,000여명을 기록한 뒤 줄곧 정체 및 감소 추세를 보이던 적발인원 수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관계자는 “보험사기 가담자 수가 늘고 있다는 게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일반인들이 범죄라는 인식 없이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당국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험사기 대응 TF의 활동 기간은 현재 약 1년 정도로 예상된다. 향후 매 분기마다 진행된 성과 공유 및 점검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 코로나19 틈타 '뒷쿵·고액일당' 등 보험사기 유혹 '주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혹은 사회경험·범죄인식이 낮은 사회초년생이나 청소년을 대상하여 고액의 일당을 미끼로 유인하는 보험사기단 모집 공고 게시물이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이른바 '뒷쿵'으로 불리는 조직적 자동차보험사기 고의충돌 사고에 이용된다.

예컨대 ‘급전 필요한 사람 연락주세요’, ‘하루 일당 25만원+’ 등의 구인 광고 글을 보고 연락했다가 상대방으로부터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현혹되어 이에 가담하게 되는 구조다.

이러한 보험사기는 가족 혹은 지인들과 서로 짜고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내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쉽고 빠르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또한 ‘OO 진단을 받으면 코 성형수술 가능’, ‘OOO 수술로 위장하여 시력교정수술 가능’ 등의 온라인 영상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사고ㆍ치료 내용을 왜곡ㆍ조작하여 보험금 청구하는 식의 보험사기를 조장·유인하는 잘못된 정보 실행 사례도 늘고 있다.

이외에도 일종의 유용한 ‘꿀팁’인 것처럼 유포되고 있는 ‘교통사고 합의금 많이 받는 법’ 등의 온라인 영상을 통해 학습된 방법으로 의사에게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 받아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금감원 측은 “이같은 보험사기는 민영보험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누수를 초래하여 전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심각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 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경각심 제고를 위한 교육·홍보 및 예방 활동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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