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초회보험료 17% '껑충'…언택트시대 속 TM·CM 채널 비중은 감소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코로나19 영향에도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가 신계약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가 1년 사이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판마케팅 효과로 설계사 및 대리점 등 대면 채널이 선방한데다 은행권이 방카슈랑스에 강력한 판매 드라이브를 건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아 중요도가 높아진 온라인(CM) 및 텔레마케팅(TM) 채널은 예상 외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 설계사·대리점 ‘선방’, 방카 ‘선전’

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4개 생보사의 올해 1분기(1~3월) 초회보험료는 1조6,95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4,826억 원) 대비 14.3% 증가했다.

모집형태별로는 설계사 채널이 2,548억 원으로 전년도(2,445억 원) 보다 4.2% 증가했으며, 대리점은 1,072억 원에서 1,171억 원으로 9.2% 증가했다. 고객들이 보험설계사와 만남 자체를 꺼리면서 보험사의 전통적인 영업채널인 대면 판매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양호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1분기까지 초회보험료가 가장 크게 늘어난 모집형태는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채널이다. 이 기간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1조2,7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53억 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17.1% 증가했다. 

또한 NH농협생명, 흥국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오렌지라이프, K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IBK연금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를 제외한 15개 생보사가 전년 동기 보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 중 삼성생명은 1분기 방카슈랑스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가 5,250억 원으로 전년 동기(2,176억 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한화생명 역시 773억 원에서 1,020억 원으로 31.9% 증가했다.

이 밖에 미래에셋생명은 9억원에서 52억원으로, KDB생명은 8억원에서 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초회보험료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은행권이 올해 초 펀드 판매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카슈랑스 영업에 무게를 두면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기가 2월 말부터로 살짝 빗겨간 데다 예정이율 인하를 앞두고 진행한 절판마케팅 효과로 인해 1분기 대면영업 성적은 선방한 편이지만 2분기부터는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 (사진출처=PXABAY)

◇ 언택트 시대? TM·CM 오히려 줄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 시대가 앞당겨 지면서 비대면 영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CM, TM 등을 통한 초회보험료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생보사의 CM채널 초회보험료는 42억 원으로 전년 동기(81억 원) 대비 7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보험사 텔레마케터가 전화로 영업활동을 하는 방식의 TM채널 초회보험료도 282억 원에서 206억 원으로, 26.9% 감소했다.

현재 생보사 초회보험료 중 대면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은 98.5%에 달한다. 다시 말해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이 채 2%도 되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TM채널은 1.2%, CM채널은 0.3%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TM채널 1.9%, CM채널 0.5%였던 것과 비교해 비대면 비중이 더욱 줄어든 것이다.

업계는 변액보험, 종신보험 등 생보사 주력 상품의 경우 손보사 상품에 비해 내용이 복잡한데다 통상 보장기간이 20~30년으로 긴 고액 상품이 많다 보니 코로나19 시국이 장기화된다 하더라도 단시간에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면영업이 어렵다고 해서 당장 온라인 시장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실손이나 자동차보험 상품을 다루는 손보사와 달리 대면 설명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생보사 비대면 채널 활용은 미니보험 등 간단한 상품부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초기단계”라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친 2분기 역시 CM채널 비중의 큰 변화는 없을 것”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