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혼인 감소가 특정세대 차별화된 성향에 기인"

[보험매일=이흔 기자] 1984년부터 태어난 세대는 혼인 자체를 기피하는 성향을 가진, 이전과 다른 세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KIRI리포트'에 게재한 '우리나라 혼인율 급락의 구조적 특징'이란 보고서에서 출생 연도별 혼인율 추이를 비교한 결과 이런 경향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선 연령대별 추이를 통해 2010년대 중반 이전에서 남녀 모두 혼인을 미루는 만혼 현상이 있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는 대부분 연령대에서 혼인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20대에서는 혼인율이 낮아지고 30대에서는 혼인율이 높아지는 만혼 현상이 나타나나 2010년대 중반부터는 20대의 혼인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30대의 혼인율 상승세가 소멸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가 출생 연도별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파악하기 위해 24∼35세까지 연령별 혼인율을 비교·분석했다. 

예를 들어 1976년생(현재 44세)의 경우 24세 때 남성 100명 중 2.83명이 혼인했다면 1988년생(현재 32세)은 24세 때 1.90명만 혼인했다.

그 결과 1983년생(현재 37세)까지는 혼인이 늦어지는 만혼화 현상이 발견되지만 1984년생(현재 36세)부터는 혼인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남성과 여성의 결혼 적령기가 다름에도 이전 세대와 다른 혼인 성향이 1984년생 이후 남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이들 세대부터 차별화된 '코호트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코호트 효과는 특정 세대가 특정한 경험을 공유해 연대를 느끼면서 다른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이나 행위 양식을 갖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는 혼인 감소가 향후 우리나라 복지 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나, 이러한 현상이 특정 세대의 차별화된 성향에 기인한다면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1984년생 이후 세대에 구분되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변수를 파악하고 인과 관계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세대는 이른바 'N세대'라고 불리며 이전 세대와 달리 정보기술(IT) 환경에 매우 익숙하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로 극심한 교육 경쟁 속에서 성장한 세대다. 

보고서는 "보험 산업의 입장에서 IT를 활용한 비대면 채널의 활용, 1인 가구 증대에 따른 새로운 보장 수요 증대 등 N세대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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