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금융계열사 50대로 세대교체 바람, 삼성화재 최영무 사장 유임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올해 삼성생명의 수장이 바뀐다. 새 최고경영자(CEO)에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이 선임됐다.

삼성생명은 2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현 삼성자산운용 전영묵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3월까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던 현성철 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른 것이다.

◇ 50대 젊은피로 ‘세대교체’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 CEO 인사 단행 전 현성철 사장(60)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용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후임으로 오게 된 전영묵 대표(56)는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 금융계열사(생명·화재·카드·증권) 중 ‘맏형’ 삼성생명을 진두지휘하는 막중한 위치에 서게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세대교체 차원에서 60대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50대 수장을 새롭게 채워 넣는 삼성그룹 내 '60세 퇴진 룰'이 이번 삼성생명 CEO 인사에도 적용됐다고 풀이 중이다.

전날인 20일 삼성전자가 주요 보직에 50대 사장을 전진 배치하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예상대로 금융계열사도 같은 수순을 밟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생명과 같은 날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각각 김대환 삼성생명 부사장, 심종극 삼성생명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올해 60세가 된 금융계열사 사장들이 줄줄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삼성생명뿐 아니라 삼성금융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50대로 교체됐다.

특히 2018년 3월 선임된 삼성화재 최영무 사장(57)은 자리를 유지하게 되면서 삼성 내 양대 보험계열사 CEO의 희비가 엇갈렸다.

▲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사진제공=삼성생명)

◇ 자산운용전문가 첫 등판…기대감↑

보험업계는 올해 경기침체와 저금리 고착화로 이른바 ‘제로 성장’이 예고된 상태다. 사장 승진으로 삼성생명을 맡게 된 전영묵 대표의 앞길이 꽃밭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보험업계 CEO로 새로 부임한 그의 앞에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놓여있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점도 전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9,76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이상 뒷걸음질 친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도 5월 반영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 7,515억 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16억 원 가량 증가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지만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자랑하는 보험사로서 아쉬움이 남는 결과임은 분명하다.

어려운 시기 삼성생명 사령탑에 오른 만큼 전 대표가 향후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자산운용 전문가가 삼성생명을 이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도가 높다. 저성장ㆍ저금리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보업계 침체 분위기를 반전시킬 실적 개선의 키를 쥐고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전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삼성생명에 첫 받을 내딛었다. 이후 29년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하며 삼성생명 재무심사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생명맨’으로 통한다.

2015년부터는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을 역임, 2018년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활동한 뒤 다시 친정인 삼성생명 대표로 복귀를 앞 둔 전영묵 대표는 업계 내에서 금융업 전반에 걸쳐 종합적 안목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영묵 대표가 올해로 창립 63주년을 맞는 삼성생명의 혁신을 가속화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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