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MBK·한앤컴·IMM '참전'…우리금융은 불참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미국계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 매각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줄곧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어 왔던 KB금융지주를 비롯해 MBK파트너스 등 국내 상위 사모펀드(PEF)가 대거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고된다.

◇ 예비입찰 D-데이…4파전 기류

16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체인 미국푸르덴셜파이낸셜은 이날 인수에 관심 있는 곳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을 맡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배포한 투자설명서(IM)를 10곳 가까운 원매자들이 수령한 가운데 KB금융 비롯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총 4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KB금융과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던 우리금융지주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 KB금융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3곳이 치열한 인수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매각 지분은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이며, 예상 가격은 2조원 안팎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6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업계 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은 515%로 업계 1위이며, 자산 규모도 20조8,132억 원으로 탄탄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두루 갖춘 우량매물로 손꼽힌다.

◇ 우리금융 빠진 인수전, KB금융 VS 사모펀드 구도

현 단계에서 섣불리 예단하긴 힘들지만 이번 예비입찰에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참여한 KB금융지주가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KB금융은 비은행 수익성 확대를 위해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을 오랜 기간 검토해 왔다. 특히 자회사 내 생보업이 유독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은 KB금융이 생보사 매물을 적극적으로 탐내는 이유 중 하나다.

KB금융은 지난 2018년에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시도했으나 신한지주와 맞붙었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현재 자회사인 KB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이 약 10조 규모에 불과하다. 만약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합병된다면 총자산이 30조를 넘어서게 된다. KB금융이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볼 수 있는 규모로 볼때 푸르덴셜생명이 가장 적합한 매물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하되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KB금융과 함께 강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떠올랐던 우리금융은 예상 외로 이날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험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생보사 인수로 생각만큼 수익성 확장을 노릴 수 없다고 판단한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우선 순위에 두고 방향을 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 악재가 당장에 인수전 참여에 부담을 준 요인으로도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빠지면서 푸르덴셜생명 쟁탈전은 KB금융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 등 사모펀드의 경쟁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MBK파트너스의 인수전 참여는 과거 ING생명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에 다시 팔아 2조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낸 이력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ING생명 매각 당시 신한금융과 맺은 2년간 겸업금지조항 때문에 인수전 참여가 어렵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예상을 빗나갔다. 해당 조항은 오는 9월에 만료된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달 중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변수가 없는 한 다음 달 내 본입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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