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심사부터 보험사기 단속까지…신 시장 개척에도 활용 모색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인슈어테크(Insure+tech)가 보험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미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골몰하고 있다.

계약심사, 보험금 지급심사, 보험사기 적발 등 사내 주요 업무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전에 없던 새로운 보험 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신 시장 개척을 위한 잰걸음이 한창이다.

◇ 계약심사부터 보험사기 단속까지 ‘척척’

▲ (사진출처=PIXABAY)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는 기존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이하 RPA)에 AI기술을 접목해 패턴 인식, 자연어처리,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등 사람의 인지능력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에 사용하고 있다.

인지기반(Cognitive) RPA로 명명되는 해당 기술은 연말정산 시즌에 집중되는 보험거래조회서 발행, 웹팩스로 접수된 보험금청구서류 인식 등 계약심사, 보험금심사, 고객지원 분야 등에 우선 적용 중이다.

앞서 교보생명도 보험계약 심사에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보생명은 자연어처리 및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AI 언더라이터 '바로(BARO)'를 지난 7월 개발해 현업에 활용 중이다. 삼성화재 역시 9월 AI 계약심사 시스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업무 처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는 평이다.

최근 보험사기가 점점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에 AI 기능을 도입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달 말 AI 기술 중에서도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한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단 보험금 청구가 많고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실손보험금에 한해 우선적으로 적용된 상태로, 심사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한 경우 보다 1.8배 높은 보험사기 예측률을 보인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이밖에 한화생명의 경우 신사업 개발 및 내부 업무 활용 등 AI를 접목시킬 수 있는 전반적인 사항을 초기단계부터 들여다보고 있는 AI플러스 태스크포스(TF)가 따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 “AI로 새 먹거리 찾아라”

AI 전문업체와 제휴를 통해 새로운 보험 상품과 서비스 개발도 한창이다. 타 금융 업종과 비교해 변화에 민감하지 않던 보험업계도 최근 3저(저출산, 저성장, 저금리) 터널에 빠져 새 먹거리 찾기에 생존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DB손해보험는 셀바스(Selvas) AI 등과 업무 제휴를 맺고 특정 암 보험 가입 시 고객의 건강검진 결과를 AI가 분석해 주요 질병의 위험도를 예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AI 기술 기반의 고객 맞춤형 질병 및 건강관리 등 차별화된 암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화생명 건강관리 앱 ‘헬로(HELLO)’의 경우, 고객이 본인이 먹는 음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어떤 음식인지’, ‘영양소와 칼로리는 어떤지’ 등 식단 및 영양을 자동으로 분석해 알려주는 AI 기능이 탑재 돼 있다.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고객을 위해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향후 AI가 활성화 될수록 고객 중심의 다양한 보험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리스크 분석 및 자동 심사 기능도 점차 고도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험업에서 원하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IT 전문가를 선호했지만, 이제는 금융과 접점이 전혀 없는 이종업계 종사자들이 보험산업 내 속속 배치되고 있다.

기존 금융 전문가의 역량만으로는 더 이상 기존 보험업종 내 전혀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 업종과 달리 AI를 접목시킬 분야가 애매해 과거에는 단순히 챗봇 등으로 활용이 한정되어 있었고, 그만큼 보험사들의 고민이 길어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많은 보험사들이 AI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생각보다 많은 업무에 이미 이용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화 시킨 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인데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중견 보험사급 이상에서는 이미 AI 기반을 이용하지 않는 기업을 찾기가 더 힘들 것”이라며 “다만 향후 보험업종 내 AI 활용이 어떤 식으로 더 확대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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