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가입 필요성 못 느껴"...종신보험 보다는 암보험·정기보험 '관심'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생명보험업계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던 일반 종신보험의 판매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과거 집안의 기둥인 가장(家長)의 사망 시 유가족의 안정된 생활을 돕는 대표적 보험상품으로 인식됐으나 시대흐름의 변화와 함께 그 위상이 달라지면서 생보사들은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안 팔리는 종신보험

종신보험은 보험가입 이후 평생 동안 보험가입자의 사망을 보장(사망보험금 지급)하는 보험 상품으로, 생보사들의 대표 주력 상품이다.

2000년대 까지만 해도 종신보험은 가정 내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던 상품이기도 하다. 보험료가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한 가정이 흔들릴만한 위기에 닥쳤을 때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가입자가 폭증했다. ‘남편이 죽었습니다,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모 보험사의 광고 문구가 나온 것도 이 시기다.

▲ (사진제공=PIXABAY)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종신보험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 24곳이 거둬들인 종신보험 초회보험료가 2016년 1조4000억 원을 넘어섰으나 이후 2017년 7000억 원대로 고꾸라지며 반토막 났다. 지난해에는 5000억 원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환경 변화로 종신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영향이다. 높은 보험료에 비해 종신보험의 효용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종신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망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인 위험보험료, 비용‧수수료가 차감된 뒤 나머지 금액이 적립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부득이 중도에 해지하게 될 경우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해도 적립금(해지환급금)이 이미 납입한 보험료(원금)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종신보험의 가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 돌파구 찾기 ‘안간힘’

종신보험의 매력도가 점점 떨어지자 생보사들은 상품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형태를 조금씩 변모 시키고 있다.

기존 제공하던 사망보험금 뿐 아니라 사망 전 치료비·간병비 명목의 생활자금, 질병 보장까지 강화한 상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환급금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대신 보험료를 대폭 할인한 무해지·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이 늘어난 추세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종신보험 판매 실적을 끌어 올릴 돌파구로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의 상품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춘 전략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이 잘 안 팔리다보니 판매 비중이 많이 줄었다”라며 “보험료가 워낙 비싼데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의 니즈 자체가 종신보험 보다는 건강보험이나 암보험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현재 20∼30대는 부양가족을 위한 준비보다 당장의 본인 생활비나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노후 대책을 더 중요시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종신보험을 가입할 사람은 이미 다 가입한 상태”라며 “요즘은 정기보험을 선호하고 있어 종신보험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시장 포화와 환경 변화 뿐 아니라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보험사가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처럼 속여 파는 행위 등으로 인해 소비자 인식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망할 경우에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소비자들이 기피하다 보니 저축성 상품인 것처럼 현혹하는 변칙 판매를 일삼았고 이로 인해 종신보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더욱 부정적으로 바뀌게 됐다”며 “해외 선진국들처럼 종신보험은 오직 사망보장 상품으로만 판매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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