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선지급 서비스·연장정기 보험 등 인지도 낮아...소비자원 "홍보 필요"

[보험매일 = 김은주 기자] 보험을 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서민들의 가계 사정이 한층 더 팍팍해지면서 보험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마지막 경제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생명보험 해약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계약자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보험을 깨는 상황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다양한 보험계약 유지 지원제도를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이용자가 많지 않아 해당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계곤란으로 ‘보험’마저 포기하는 소비자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생명보험계약의 해약률과 해지환급금 추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험계약 2년차(13회차) 기준 해약률은 2016년 17.6%, 2017년 18.8%, 지난해 19.3%로 증가했으며, 3년차(25회차) 납입한 소비자의 중도 해약률 역시 2016년 30.2% 2017년 31.4% 지난해 34.5%로 상승세다. 

해약률이 늘어나면서 해지환급금도 자연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9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해지환급금은 2017년 44조2,000억원으로 12.5%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는 48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8.1% 증가했다.

▲ (사진제공=PIXABAY)

보험은 중간에 계약을 깨면 무조건 손해를 보는 구조다. 특히 생명보험을 중도 해약할 경우 돌려받는 해약환급금이 납입 보험료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아예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다시 가입하려고 해도 보험료가 더 비싸지는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이러한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해약을 감행하는 계약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저축할 여유는커녕 들고 있던 보험을 깨야 할 정도로 당장 필요한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가계가 많아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명보험을 중도에 해약한 사유로 전체 중 44.0%.의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목돈 마련·보험료 납입곤란 등 `경제사정'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 보험금 선지급 서비스·연장정기 보험 이용한다면?

사실 생명보험업계는 경제사정으로 긴급자금이 필요하거나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소비자를 돕기 위한 ‘보험 계약유지 지원 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유용하다.

대표적으로 긴급자금이 필요할 경우 해약환급금의 범위 내에서 보험계약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보험계약 대출 제도가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의 경우 일정한 한도 내에서 적립액을 인출해 사용도록 하거나 의무납입기간 이후 일시적으로 보험료 납입 중지(미납입)가 가능한 중도인출 제도와 보험료 납입 일시 중지(유예) 제도가 운영 중이다.

이밖에 종신보험의 피보험자 생존기간이 12개월 이내라고 진단될 경우 사망보험금을 미리 받아 치료나 간병 등에 필요한 긴급자금에 충당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험금 선지급 서비스가 운영 중이며, 보장기간을 축소하거나 보험금을 감액하는 대신에 보험료를 추가 납입하지 않아도 되는 보험금감액 완납 제도와 연장정기 보험 제도도 소비자들이 원할 경우 이용 가능하다.

문제는 낮은 인지도다. 해당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니 선택권 조차 가질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보험계약대출(70.2%), 중도인출(54.2%), 보험료 납입일시중지(49.0%) 등은 절반가량의 소비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상태지만, ▲보험료 자동대출 납입(28.0%), ▲보험료(보험금) 감액(27.2%), ▲보험금 선지급 서비스(21.0%), ▲보험금 감액 완납(20%), ▲연장정기 보험(12.8%) 등은 대부분 제도의 존재를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홍보 계획은 세우지 않았으나 해약을 원하는 소비자가 보험사의 문의할 경우 바로 처리하기 보다는 해약 사유를 묻고 해당 제도를 홍보해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면 좋을 것”이라며 “가입자의 해약이 많아지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손해이기 때문에 중도해약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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