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 익숙하고 주머니가 가벼운 2030 세대의 특성 활용

▲ 1000원 내외의 적은 금액으로도 가입 가능한 '잔돈 보험상품'이 늘고 있다.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잔돈 금융’ 열풍이 보험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일환으로 보험사들이 2030 세대 고객 확보에 힘쓰면서 ‘잔돈’을 키워드로 한 보험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보험가입? 1000원이면 오케이!

2030 세대의 니즈를 맞추기 위한 보험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잔돈’ 열풍이 더해지면서 1000원짜리 한 장이면 가입 가능한 보험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잔돈 보험으로는 인슈어테크 기업인 보맵의 ‘귀가안심 보험’이 있다. 필요한 날만 골라 가입 가능한 이 상품의 하루 보험료는 단돈 700원에 불과하다.

잔돈으로 이용 가능한 상품이지만 이륜차를 제외한 자동차 교통상해 4주 이상, 강력범죄 보상, 성폭력범죄 보상, 골절 수술비, 화상 진단비 등 꽤 많은 부분에 대한 보장을 제공한다.

교통사고처리 지원과 변호사 선임비용, 벌금과 같은 보장을 제공하는 1일 운전자 보험도 존재하는데, 이 역시 하루 660원의 보험료로 사용 가능한 ‘잔돈 보험’이다.

또 삼성생명에서는 ‘s교통상해보험’을 내놓았는데 이 역시 잔돈 보험이다. 가입 시점에 여성 720원, 남성 1090원의 보험료만 내면 추가 보험료 없이 3년간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한 달에 30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도 지난달 ‘온라인 잘 고른 여성 미니 암보험’을 출시하며 잔돈 보험 시장에 합류했다. 여성이 걸리기 쉬운 3대 암인 유방암, 갑상선암, 여성 생식기암에 대해 보장하는 이 상품은 30세 기준 월 1000원의 보험료로 이용 가능하다.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커피 한 잔 값이면’ 혹은 ‘커피 두 잔만 안 마시면 가입할 수 있는’ 저렴한 보험과 같은 광고 문구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비싸게 느껴지는 시대가 보험업계에 찾아온 것이다.

잔돈 보험 열풍의 가장 큰 이유로는 모바일에 익숙하고 주머니가 가벼운 2030 세대의 특성이 꼽힌다. 2030 세대 고객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는 보험사들의 노력이 이들의 만족을 끌어낼 수 있는 가입이 간편하고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잔돈 보험’의 출시로 이어진 것이다.

◇돈 안되는 잔돈보험 출시...왜?

잔돈 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보험료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가입자의 입장에서 살펴봤을 때의 이야기다.

보험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보험료가 적다는 것은 한건의 계약으로 얻을 수 있는 이윤이 적은 상품이라는 말이 된다. 당장 잔돈 보험의 보장만 살펴보아도 이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보맵의 귀가안심 보험의 경우 가입자는 하루 700원의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보장금액은 최소 2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까지 존재한다.

가입자는 ‘잔돈’을 내지만 사고 발생 시 보험사가 지급하는 금액은 그렇지 않다는 것. 당장 가장 적은 액수인 2만 원의 보장 금액만 해도 약 28건의 계약에 해당하는 액수다.

결국 보험사 입장에서 잔돈 보험은 ‘득’보다는 ‘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다. 보험사의 입장에서 잔돈 보험은 당장의 이윤창출에 대한 부분만을 놓고 본다면 만족스럽지 못한 상품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잔돈 보험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2030 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포화상태인 보험시장 안에서 2030 세대 시장은 ‘예비 고객’들이 즐비한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

즉 2030 세대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 자동차보험, 암보험 등 직접적으로 보험이 필요한 시기가 됐을 때를 대비해 이들에게 자신들에 대한 신용을 미리 쌓아놓기 위한 준비 기간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잔돈 보험 상품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당장 수익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최근 보험사들이 잔돈 보험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청년 고객층과의 관계를 미리 형성해 미래 시장을 준비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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