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참여 놓고 "적극 검토-조건부 검토-불참" 갈려

▲ 사진=국방부

[보험매일=최석범 기자]국방부가 최근 보험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병사 실손의료보험 가입(신설)’ 사업의 전체 사업비를 209억원으로 추산했다. 현역병사 32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400원씩 총 12개월 간 가입을 유지할 경우 발생하는 금액이다.

병사 실손의료보험 시장을 바라보는 보험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시장규모가 큰 만큼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반응과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참여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부 보험사는 조건이 충족될 경우 참여를 판단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보험매일>은 국방부가 오는 2021년 추진하는 ‘병사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의 참여의향을 들어봤다.

◇병사 실손의료보험 시장 ‘매력’ 참여의향 피력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병사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시장이 충분히 매력이 있다며 시장이 만들어질 경우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피력했다.

A손보사는 병사 실손보험의 보험료 규모가 큰 만큼 국방부가 기획재정부로부터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2021년 사업을 추진한다면 해당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A손보사 관계자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병사 실손보험은 손해율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규모가 크다 보니 매력적이다. (사업주체를 결정하는) 공개입찰이 이뤄진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 방법은 경쟁력 여부에 따라 단독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병사 실손보험은 정부 차원에서 처음 도입하는 보험이다. 최초이다 보니 손해율을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 일반 병사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인 만큼 특수성이 있고 이를 감안할 때 손해율은 더 판단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손보사 역시 사업규모가 큰 만큼 참여의향을 내비쳤다. B손보사 관계자는 “병사 실손보험 시장은 규모가 크므로 사업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구성이 실손보험 중심이면 손해율 검토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건(병사 실손보험) 경우 손해율이 검증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 컨소시엄으로 구성하는 것을 선호하나, 보상처리의 편의성을 위해서는 의료비 중심 계약이면 개별참여를 검토하는 보험사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일부는 조건만 갖춰지면 “참여”, “참여하지 않는 분위기”

C손보사는 병사 실손보험의 보험료율이 합리적으로 산출된다면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라는 입장이다. 적절한 통계가 뒷받침되고 조건(합리적인 보험료율)이 갖춰진다면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C손보사 관계자는 “국방부가 추산하는 보험료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우리 측의 생각이다. 국군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데도 민간병원을 이용해 발생하는 군인의 부담금이 2018년 기준 300억원이 넘고 매년 15%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군에서 치료가 불가하여 민간병원을 이용하는 경우까지 합하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C손보사 관계자는 “작전 상황 중의 응급의료 체계구축에 전념하고, 일상적인 의료서비스는 민간 의료기관에 맡겨 군인복지 향상을 꾀한다는 취지에 동의한다. 적정한 통계가 확보돼 합리적인 요율이 산출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 참여방법은 상황에 따라 단독이든 컨소시엄 구성이든 유동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병사 실손보험 시장이 열려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진 손해보험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D손보사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병사 실손보험 시장의 참여 의향과 이유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이 열리면 참여할지 말지 고민하겠지만, 현재 분위기는 참여하지 않는 방향의 분위기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국방부가 2021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는 ‘병사 실손보험 단체가입(신설)’은 과거부터 꾸준히 논의되던 사업이다. 지난 2013년 12월 ‘제2차 군인복지기본계획’을 통해 처음 보험업계에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이 사업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흐지부지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국방부가 2020~2024 국방중기계획 속에 ‘병사 실손의료보험 단체가입(신설)’ 추진계획을 포함하고 구체적인 보험료 산출을 위해 보험연구원에 관련 연구를 위탁하면서 이 사안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국방부는 보험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5월 기재부 국방예산과와 협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