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탁’ 손해액 109억, 연이은 태풍 손해액 200억원 가량 추정

[보험매일=최석범 기자]태풍 ‘링링’과 ‘타파’에 이어 ‘미탁’까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물 폭탄을 동반한 연이은 가을 태풍까지 겹친 탓이다.

◇시간당 70㎜ 물폭탄 ‘미탁’ 자동차보험 손해 109억 4200만원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태풍 ‘미탁’으로 인한 전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액을 총 109억 4200만원(잠정)이다.

미탁은 지난 2일 밤 남부지방을 강타하고 3일 동해로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남부장에서 18명의 사상자를 내고 사유시설과 공공시설에 큰 피해를 입혔다. 자동차의 경우 침수 940건, 비래물 피해 321건을 안겼다.

지난 제18호 태풍 ‘타파’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앞서 막대한 손해를 입힌 ‘링링’보다도 큰 손해를 안겼다. 태풍 ‘링링’으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액은 69억원이고 ‘타파’는 10억원이다. 최근 한달 간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수만 2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지난 두 태풍에 비해 ‘미탁’의 손해액이 큰 이유는 시간당 70㎜에 달하는 물 폭탄을 뿌렸기 때문이다. ‘미탁’의 한반도 잔류 시간이 적고 이동경로가 한반도 일부(경남 전남)에 국한됐음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액이 높아진 이유다.

실제로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액 109억 4200만원 가운데 차량침수 피해가 대다수(104억 3500만원)를 차지하고 있다. 추정손해액은 삼성화재 36억 9000만원, 현대화재 20억 7700만원, DB손해보험 15억 2800만원이다.

보험업게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태풍 타파의 경우 침수로 인한 차량피해가 거의 없었다. 비래물피해는 5억원 수준으로 비슷하다. 다만 이번 태풍 미탁은 많은 비를 동반(시간당 70㎜)하다보니 차량침수 피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불 보듯, 새 태풍 하기비스 변수

연이은 가을태풍 여파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주면서 손해보험업계에 큰 시름을 안겼다. 8년 만에 인상된 차량정비요금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태풍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보험업계는 8월 말 기준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의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6%다. 현대해상은 95.4%, DB손해보험은 92.3%, KB손해보험은 93%다.

특히 MG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17.8%, 더케이손해보험은 101.8%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손해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100원의 보험료를 받으면 117.8원, 101.8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게 된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적정선을 77~78% 선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발생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은 경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하기비스가 중국 방향으로 가는 듯 보이지만, 일본이나 한국으로 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더군다나 기상 전문가들은 10월 초인만큼 최대 7개의 태풍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 상황.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해 피해를 입히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최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금 지급액이 연 125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손해규모가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되자 올해 1월과 6월 각각 3~4%, 1~1.6%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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