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높여야 하는 생보사, 저축성 줄이고 보장성 확대

[보험매일=안다정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30% 넘게 급감했다. 이는 생보사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24개 생보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2조1천2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보다 1조204억원(32.4%) 줄어든 규모다.

◇생보사, 이익 부문 감소세 뚜렷

순이익 감소는 영업손실(저축성보험 만기 도래)이 늘고, 투자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익 부분에서 전반적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순이익 뿐만 아니라 영업외이익도 줄어든 것이다.

저축성보험 지급보험금이 2조5천억원 늘면서 보험영업손실은 4천540억원(4.0%) 증가한 11조8천26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영업이익은 6천673억원(5.1%) 줄어든 12조3천248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매각 효과(1조897억원)가 사라진 영향이 컸다.

영업외이익은 변액보험 수입수수료가 감소하면서 3천202억원(12.4%) 줄어든 2조2천564억원이다.

순이익 감소는 '빅3'로 불리는 대형사(-41.3%)와 외국계 9개사(-24.1%)에 집중됐다. 중소형 5개사(-9.0%)와 은행계 7개사(-3.6%)의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빅3 중 한화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9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8% 줄었다. 삼성생명도 47.7% 줄어든 7천566억원이다. 교보생명만 4천819억원으로 15.8% 늘었다.

그러면서 빅3의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64.0%에서 올해 상반기 55.5%로 축소됐다.

 

◇총자산 규모는 증가했으나 이익률은 하락

생보사들 총자산은 6월 말 890조원으로, 1년 전보다 49조원(5.8%) 증가했다. 신계약 성장 둔화로 부채가 4.6% 증가했고, 채권평가이익 확대로 자본은 18.9%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0.75%이던 총자산이익률(ROA)은 올해 상반기 0.49%로 낮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같은 기간 8.86%에서 5.39%로 하락했다.

생보사들의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52조2천4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천418억원(1.0%) 감소했다.

퇴직연금·보험(5조 6,642억원)은 규모 면에선 2,967억원(5.5%) 증가한 반면, 변액보험(8조 9,547억원)은 8,328억원(8.5%) 감소했다.

이는 초회보험료의 경우 변액보험은 변액연금의 판매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변액연금 판매 부진으로 초회보험료가 3,545억원(30.1%) 감소하였으며, 퇴직연금도 4,805억원(35.8%)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8천141억원 증가한 반면, 변액보험과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가 8천328억원과 8천198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초회보험료는 증가(2,944억원, 14.1%↑)했다. 하지만 만기도래 등 소멸계약 증가로 계속보험료는 감소(1조 1,142억원, 7.5%↓)했기 때문에 수입보험료가 줄어들었다.

저축성 보험의 특성상 만기 시 납입보험료보다 더 많은 급부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지급 여력을 높이기 위해선 만기 시에 납입한 보험료 보다 적은 금액을 환급해주거나, 환급금이 없는 보장성보험의 포트폴리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저축성보험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려는 생보사가 포트폴리오 비중을 달리 하기 위한 자구책 성격의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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