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요인 복합적으로 맞물려…“호황 시점 아무도 장담 못 해”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보험업계가 IFRS17 및 K-ICS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저실적 압박, 자동차보험·실손보험 손해율 고공행진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자본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신시장 활로 모색 및 활발한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뚜렷한 개선 효과 및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험사들의 자구 노력으로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는 만큼 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보험사에 긍정적 요소 하나도 없어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저금리의 장기화와 동시에 새 회계기준 도입, 저실적 압박 및 손해율 악화 등이 맞물린 시기를 보내고 있다.

IFRS17은 현행 부채의 원가평가가 시가평가로 바뀌는 새 회계제도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신지급여력제도인 K-ICS가 2022년 도입된다.

도입 시 보험사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 건전성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보험사들은 최근 수년간 자본확충에 여념이 없다.

실제로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10조7,590억원의 자본을 수혈했다. 다만 문제는 자본조달에 따른 이자 비용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이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외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이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아 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저금리 장기화도 보험사의 저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의 경우 금리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지만 낮은 금리로 실질적인 수익률이 3%대에 머물고 있는 영향이다.

이는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에 대한 역마진 리스크로 작용하고,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 및 활발하게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격영업에 따른 사업비 과다 지출 및 손해율 악화 가능성, 해외 시장에서의 가치 창출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풍선효과로 돌아오며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여전히 높은 상황인 데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도 쉽지 않다.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며 정부의 관심이 높고, 자동차보험은 의무가입 상품인 데다 소비자 물가 지수에 반영돼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에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보험업계 호황 언제쯤?…“아무도 몰라”

이 같은 요인으로 보험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황이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전환될 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우선 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한다면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은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채권평가이익은 감소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보험사의 RBC(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는 헬스케어의 도입에 따른 호황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에서는 의료업계와 마찰이 끊이지 않는 데다 수많은 보험사의 시장 진출로 큰 효과를 볼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 회계기준 및 K-ICS 도입을 마친 이후에도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 문제로 업황이 어두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어려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적극 검토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보험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현 업황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 및 국외 경제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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