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예비인가·8월 상장 추진…재무적 투자자(FI) 협상 ‘물밑작업’ 한창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IFRS17 도입으로 최대 5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교보생명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실무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생명은 상장 주관사가 최근 임원 면접을 시행했으며 4월 중 금융당국에 지정 감사 선정을 요청하고 5월 예비인가 신청을 거쳐 8월 상장 작업을 끝마칠 예정이다.

신창재 회장이 지난달 직접 상장을 앞두고 교보생명과 투자금 회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FI와 협상에 나서면서 적정 매매가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 역시 좁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교보생명 연내상장 의지 ‘확고’

4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IPO를 추진하고 있는 교보생명이 연내 상장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실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주 상장 주관사가 각 부서 임원 면접을 실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4월 중 금융당국에 상장을 위한 지정 감사 선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감사 선정이 끝나면 통상 1달 이후 상장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이 이어진다. 교보생명은 목표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할 경우 올해 8월에는 실제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보업계에서는 대형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주식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교보생명이 IPO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교보생명의 상장 준비작업이 당초 예상과 달리 늦어지면서 업계 일각에선 신창재 회장이 IPO를 추진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정기 이사회에서 자본확충 방안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과 함께 IPO를 통한 외부자금 수혈 방안이 정식으로 언급된 이후 이 같은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교보생명이 지금까지의 태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게된 배경에는 IPO에 따른 자본확충의 실효성이 확보되었다는 판단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교보생명이 상장을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는 상장에 따른 자본확충이 필요 자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됐다.

IFRS17 도입 이슈가 처음 보험업계를 강타했을 당시 교보생명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자금은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부채의 시가평가에 따라 과거 판매했던 확정 고금리 상품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금 수혈이 절실했으나, 경기 불황 등으로 상장으로 유치할 수 있는 자본은 이에 크게 모자랄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던 상황이었다.

금융당국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초안이 발표된 이후 이 같은 상황은 급변했다. 요구 자본의 규모가 2조에서 최대 5조까지 줄어들면서 교보생명이 상장에 따른 자본확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 대리인 앞에 나선 대표들…FI 협상 ‘한창’

IPO가 연기되면서 불거졌던 신창재 회장과 교보생명 FI들 사이의 갈등 역시 양측의 대표들이 직접 접촉에 나서면서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법정 다툼으로 비화 될 위기에 놓였던 교보생명과 FI의 갈등이 신 회장과 FI들이 대리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협상에 나서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것이다.

교보생명 FI들은 투자금 회수를 미룰 수 없다는 이유로 보유 지분에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한 데 이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중재를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FI들은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 회장과의 계약을 근거로 상장보험사 중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생명(당시 ING생명)의 2017년 주가를 합산, 주당 약 41만원에 신 회장이 지분을 매입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실제로 당장 2조원에 달하는 지분 매입이 필요한 신 회장은 물론 적정 투자금을 신속하게 회수해야 하는 FI 역시 정면충돌로 얻는 득보다는 실이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필요 자본 규모가 낮아지면서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의 실효성이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IPO 준비작업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며 “투자금 회수로 갈등을 빚었던 FI 역시 양측이 협상이 실패하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만큼 5월까지는 합의점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