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순위 ‘가늠자’…KB금융지주 선택에 ‘촉각’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일제히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생명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 여부에 따라 실적 순위가 뒤바뀜에 따라 보험사 인수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LIG손보를 인수한 KB금융에 추월을 허용했던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생명 인수로 재역전을 이뤄낸 상황에서, 향후 금융지주의 추가 생보사 인수가 이뤄지면 생보업계의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 금융지주 순위 생보사 인수가 ‘판가름’
1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얼어붙어 있던 M&A 시장이 올해 금융지주사들의 생보사 인수 경쟁으로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수익 경쟁이 생보사 인수 여부에 따라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그룹은 10조48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전년 대비 7.2%의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금융주지사들의 연간 실적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특히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순위는 지금까지 수익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은행이 아닌 보험사의 영업 실적에서 갈렸다는 점에서 보험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양보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성패가 보험사 인수 및 실적에 따라 요동쳤기 때문이다.

이 기간 전통의 강자인 신한금융은 계열사인 신한생명의 양호한 실적을 발판삼아 KB지주에게 빼앗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신한생명은 작년 총 1,3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순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8.6% 개선되면서 195억원과 148억원에 그친 경쟁사 KB생명 및 하나생명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생보사를 보유한 3대 금융지주의 순위가 계열 생보사의 영업 실적 순으로 동일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험사의 실적이 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던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한금융을 추월하는데 성공했던 KB금융은 손보업계 4위사였던 LIG손보를 KB손보로 인수한 이후, KB손보의 영업 실적이 수익에 더해진 것이 1위 자리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손보사 인수로 KB금융이 치고 나가자 신한금융은 생보사 인수로 맞불을 놓았다. 신한금융은 경쟁자였던 KB금융을 제치고 생보업계 M&A시장 최대어였던 오렌지라이프생명을 인수하는데 성공, 단숨에 계열 생보사가의 경쟁력 강화에 성공한 상태다.

◇ 생보사 인수 의지 ‘활활’…KB금융의 선택은?
생보업계는 올해 M&A 시장을 주도할 금융지주로 KB금융을 꼽고 있다. KB금융의 생보사 인수 및 인수 생보사의 규모에 따라 생보업계 시장판도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손보 인수로 신한생명을 추월했지만 오렌지라이프생명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만큼 상대적으로 빈약한 계열 생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M&A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 역시 인수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 및 경영진은 생보사 인수 의지를 반복해 밝히고 있다.

다만 KB금융의 생보사 인수가 실제로 성사되기 위해서는 KB손보나 오렌지라이프생명과 같이 일정 규모 이상의 탄탄한 생보사 매물을 찾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중소사 인수로는 신한금융 계열 생보사와의 영업력 격차를 좁히는데 무리가 따르는 상황이나 IFRS17 도입 등을 앞두고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경우 자본확충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은행이 아닌 보험영업에서 갈리고 있기 때문에 주요 금융지주들의 보험사 인수는 충분히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한금융을 추격하고 있는 KB금융 입장에선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등의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