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중 소제기 비율 3년 연속 하락…금융당국 소비자 보호 강화 영향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금융당국의 강력한 소비자 보호 정책이 지속되면서 손해보험업계의 분쟁 소송이 크게 감소했다.

손보업계의 분쟁중 소제기 비율은 3년 연속 줄어들었으며 즉시연금과 암보험 분쟁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조치가 있었던 작년에는 소송제기 비율이 처음으로 1% 이하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손해보험사들의 분쟁 소송은 올해도 당분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2018년 손보업계 분쟁중 소제기 비율 0.9%
1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방침 속에서 손보사들의 분쟁 소송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협회 공시 결과 작년 손보사들이 분쟁 도중 소송을 제기했던 비율은 0.9%로 2017년 1.1%, 2016년 1.6% 대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분쟁중 소제기 비중은 손보협회가 해당 현황을 공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로 1% 미만의 비율을 나타낸 것 역시 처음이다.

이 기간 손보사들은 총 2만1,946건의 분쟁조정이 발생한 반면 소비자를 포함한 소송 신청 건수는 192건에 그쳤다.

분쟁조정 신청 전 소송을 제기한 건수는 소비자가 24건이었으나 보험사는 137건으로 상대적으로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분쟁조정 신청 이후 소송 제기 현황은 소비자가 23건, 보험사가 8건으로 소비자가 소송을 강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분쟁조정을 거치는 도중 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보험사가 소비자 대비 우월한 자본과 인력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손보사들의 자정책의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분쟁 소송이 가장 높은 확률로 발생했던 손보사는 15.6%를 기록한 서울보증이었으며 카디프손보가 12.5%로 뒤를 이었다.

보증업무 특성상 법정다툼이 잦은 서울보증과 조정 신청 대비 소송 제기 비율이 높았던 카디프손보는 손보업계에서 유일하게 10% 이상의 소송제기 비율을 나타내는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AIG손보와 에이스손보, 농협손보는 작년 각각 236건과 189건, 284건의 분쟁조정이 있었음에도 단 한건의 소송도 발생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 거센 소비자 보호 압박…보험업계 ‘공포의 3월’
금융당국이 지금까지 유지했던 규제 완화 기조에서 벗어나 작년부터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개선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금융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기존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을 금융소비자국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금융소비자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 역시 즉시연금 사태를 놓고 보험사와 대리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검사 인력을 일제히 교체, 암보험 분쟁 등 민원이 다수 발생했던 보험 분쟁에 대해 칼날을 갈고 있다.

강력한 행정제재를 통해 보험사가 승소한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 자살보험금 사태를 종결시켰던 이성재 보험 담당 부원장보를 필두로 한 검사 인력이 향후 보험업계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월 금감원이 부활시킨 종합검사가 예정되어 있어 분쟁 조정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각을 세워왔던 보험업계의 긴장감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분쟁중 소제기의 경우 보험사가 소비자 대비 우월한 인력과 자본으로 소비자를 압박하는데 악용됐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금감원의 종합검사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올해도 분쟁 소송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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