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건수 소폭 증가…저축성 축소 여파 금액은 줄어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보험시장이 포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신계약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는 대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의 보장성보험 판매량을 늘리는데 주력한데 따른 결과다.

생보업계의 신시장 창출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IFRS17이 도입되는 2022년까지는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보장성 강화→신계약 건수 증가로 나타나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소비자의 보험 수요가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계약 건수를 늘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의 ‘2018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현재 보험산업 전체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4%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생보협회가 실시한 ‘제15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는 전체 생명보험 가입률이 86%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 10명 중 8~9명 이상이 보험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생보업계는 작년 11월 1,302만842건의 신계약 건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294만6,486건 대비 0.57%(7만4,356건) 증가한 수치다.

다만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 대비 여파로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줄면서 신계약 금액은 줄었다.

실제로 11월 기준 2017년 288조8,348억원이었던 신계약 초회보험료 규모는 2018년 268조944억원으로 8.18%(20조7,403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시장이 포화된 상태임에도 생보업계가 신계약 가입 건수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을 줄이면서, 이를 만회할 만한 방안으로 중저가형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의 경우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줄여나가면서 고객 니즈가 높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출시·판매에 눈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삼성생명의 경우 작년 3월 그간 중소형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치아보험을 출시해 높은 판매 실적을 거뒀고, 한화생명은 지난해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을 출시하지 않는 대신 5종의 중저가 보험을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강화에 성공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계약 규모 자체는 줄었지만 이는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전략적으로 줄인데 따른 것으로 오히려 수익성을 따졌을 때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며 “다만 금액 자체가 줄면서 단기간 순이익도 감소한 영향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 2022년까지 현 기조 지속
생보업계의 신계약 건수 증가 및 금액 감소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성보험 비중 감소세가 이어질 뿐 아니라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생보사들의 틈새시장 공략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작년 말부터 치매보험이 이슈 상품으로 등극하면서 보험업계 전반에 확산된 상황이다.

이는 중소형 생보사 뿐 아니라 대형 생보사까지 관련 상품을 출시토록 하는 상황을 이끌어냈다.

더구나 중저가형 보장성보험 상품은 보험료 납입기간이 장기인 만큼 과거 고금리 상품을 다량 판매한 생보사들이 필수적으로 신계약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저가형 보장성보험 상품은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군이 많다”며 “대형사들도 신규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중저가형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사들의 중저가형 보장성보험 출시 빈도가 늘면서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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